NYT "스페이스X 1.8조달러?…일각서 비현실적 꿈 주장"
모닝스타 "스타십·우주 데이터센터 경제적 성공 확률 7%"
오락가락 전략도 논란…"머스크 보고 1조달러 쓰는 셈"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스페이스X의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를 두고 기업가치와 사업 비전의 타당성이 부족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신중론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스페이스X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예전에도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적잖았다며 월가의 회의적 반응을 전했다.
NYT에 따르면 머스크식 '과대 공약'의 대표 사례는 트위터(현 엑스)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2028년까지 매출과 고객 기반을 약 5배 늘리겠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엑스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엑스의 지난해 광고 매출은 65% 급감했다. 엑스는 지난해 3월 머스크가 2023년 설립한 AI 기업 xAI에 330억달러(약 48조5천억원)에 인수됐다. xAI는 올해 연초 스페이스X에 합병됐다.
12일 거래를 시작하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공모가(주당 135달러) 기준 1조7천700억달러(약 2천689조원)에 달한다. 증시 데뷔와 함께 글로벌 상장기업 중 10위권에 들어간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이 기업가치부터가 비상식적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스페이스X는 올해 1분기에만 AI 등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써 43억달러(약 6조5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기업가치가 엇비슷한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플랫폼(시총 1조4천억달러)이 같은 분기에 순이익 268억달러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애초 재무 상태가 몸값을 합리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분기 매출도 스페이스X는 47억달러로 메타(563억달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2001년 분식회계 파문을 일으킨 엔론의 붕괴를 예측한 유명 투자회사 차노스 앤컴퍼니의 설립자 짐 차노스는 "이번 상황은 전형적인 '장막 뒤 마술사를 보지 말라' 식 형국처럼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스페이스X의 총잠재시장(TAM) 규모인 28조5천억달러도 논란거리다.
TAM 규모는 우주 AI 데이터센터와 달 공장 설립 등 스페이스X가 제시한 미래 사업이 모두 성사됐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총매출 기회를 뜻한다.
머스크는 '인류 역사상 최대치'라고 강조했지만, 이 수치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을 8조달러 이상 웃도는 규모다.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의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적정 기업가치를 7천800억달러 안팎으로 추산했다.
모닝스타의 니콜라스 오웬스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핵심 과제인 차세대 로켓 '스타십'의 도입과 우주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타당성 입증은 각각 성공률이 7%로 예측된다.
오웬스 연구원은 "스타십 발사체를 다른 스페이스X 로켓처럼 안정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을지, 우주에 AI 데이터센터를 두는 것이 현실성 있는 얘기인지는 2∼3년 안에 알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스페이스X 측은 IPO 당일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한지, 얼마의 가치가 있는지 결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스페이스X의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도 회의론이 감지된다.
스페이스X 지분을 보유한 투자사 게르버 가와사키의 로스 게르버 CEO는 회사의 이번 전망치가 초기 스타트업들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동원하는 상황을 연상시킨다며 "투자자들이 이번 주식에 지나치게 높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회사의 핵심 목표를 변덕처럼 뒤바꿔 '즉흥적 베팅'을 남발한다는 지적도 팽팽하다.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xAI를 합병하며 첨단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구글과 앤트로픽 등 경쟁사에 AI 전산 인프라를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AI 생태계에 반도체와 서버 등을 제공하는 '네오클라우드' 기업 역할도 맡아 매출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짐 차노스는 NYT에 "애초 네오클라우드는 시장에서 훨씬 낮은 가치로 평가받는 저부가가치 범용 사업"이라며 "스페이스X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에서 xAI의 비중이 큰 데, 자사 모델을 개발하다 네오클라우드 카드를 갑자기 내놓는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로 보인다"고 전했다.
게르버 CEO는 머스크가 과거 테슬라를 성공시켜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뒤바꾼 탄탄한 성과를 낸 만큼 시장에선 스페이스X에도 매우 높은 기대치와 웃돈이 허용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머스크라는 인물을 보고 1조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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