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마지막 기조 발표서 '땡큐' 18차례 연발한 팀 쿡
'새로운 한 방' 없어 차분한 분위기…행사장 앞 AI앱 퇴출 시민단체 시위도
(쿠퍼티노=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세상에! 이렇게 많은 아이폰을 한꺼번에 본 건 처음이네요!"
애플이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 파크'에서 개최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는 경영 일선 은퇴를 최근 예고한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마지막 기조발표 무대이기도 했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부사장(SVP)으로부터 "신화이자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소개받고 쿡 CEO가 연단에 오르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저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쿡의 마지막 연설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카메라나 영상 녹화 기기를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아이폰이었다.
카메라에 더 좋은 영상을 담으려고 앞자리부터 사람들이 일어서자 맨 뒷자리까지 마치 파도를 타듯 차례로 기립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한 손을 흔들며 쾌활하게 입장한 팀 쿡은 '굿모닝 에브리원'이라는 말로 기조 발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땡큐'(Thank you)를 무려 18차례나 반복하며 연신 손을 흔들고 가슴을 두드리는가 하면 두 손을 합장하고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시했다. 흐르는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15번째이자 마지막 WWDC 기조 발표를 진행한 그는 발표 마지막에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CEO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가운데 일부는 바로 이런 이벤트들이었다"며 "강력한 새 도구들을 공유하고 여러분(개발자)이 그 도구들로 창조하는 것들을 보면서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애플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궁극의 지향점으로 삼아왔다"며 "그 사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일생의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애플이 공개할 새로운 것들이 많다면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진심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페더리기 부사장도 자기 머리카락을 소재로 한 특유의 '자학 유머'를 곁들여 쿡 CEO와 함께했던 기간을 회고했다.
그는 "팀을 처음 만났을 때 저는 그저 쿠퍼티노의 거친 거리를 배회하던 철부지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저에 대한 그의 신뢰 덕분에 이제 저는 쿠퍼티노의 거친 거리를 배회하는 백발의 철부지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쿡 CEO에 대한 참석자들의 뜨거운 환송 열기와 달리 이날 기조 발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타 애플 이벤트와 견줘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는 새로운 AI 기기의 발표 없이 소프트웨어 개선만 발표된 데다 AI 기능 일부는 2년 전에 이미 발표했던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행사장인 애플파크 입구에서는 미국의 아동보호 시민단체들이 애플에 인공지능(AI) 음란물 앱을 퇴출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시민단체 히트파운데이션과 울트라바이올렛은 딥페이크(AI 조작영상) 음란 이미지를 생성해 비난을 받은 일론 머스크의 AI 서비스 '그록' 등을 앱스토어에서 퇴출하라고 애플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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