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전략협력 강화 한목소리…北비핵화 언급은 없어

입력 2026-06-08 22:23
김정은·시진핑, 전략협력 강화 한목소리…北비핵화 언급은 없어

평양 정상회담서 주권 수호 강조하며 북중 밀착 재확인

김정은 "북중 관계, 제1전략사업…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시진핑 "北 사회주의 건설 지지 약속…양국 우호 중시 불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김현정 정성조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전략 협력 강화와 교류 확대에 뜻을 모았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회담을 열고 주권·안전·발전이익 수호와 전략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전략사업'으로 규정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를 재확인했고, 시 주석은 북한 사회주의 건설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 주권·안전 수호 강조…전략 협력 강화

양국 정상은 상호 핵심이익 지지와 체제 수호 의지를 확인하며 전략적 결속을 과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새 시대 조중(북한과 중국) 우호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인민의 선택이자 시대의 요구"라며 "우리는 조중 관계 발전을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전략사업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선은 앞으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중국이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는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조 전통 우호를 중시하는 중국 당과 정부의 입장과 김정은 총서기 동지의 북한 사회주의 사업 영도에 대한 지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조 양국은 전략적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각자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를 향한 찬사도 아끼지 않으며 북한의 대러 밀착으로 한동안 소원하던 북중 관계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음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총서기 동지의 영도 아래 중국이 세계를 놀라게 하는 발전 성과를 거뒀다"며 중국의 발전상을 높이 평가했고, 시 주석도 "7년 만에 아름다운 평양을 방문하게 돼 매우 기쁘고 특별히 친근하다"고 말했다.



◇ 교류 확대·왕래 정상화 추진…외교·군사 협력도 강화

두 정상은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 확대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시 주석은 북중 관계 발전 방안으로 고위급 교류 강화, 실질 협력 확대, 전통 우호 계승, 전략 협력 심화 등 4가지를 제안했다.

특히 경제·무역, 농업, 건설, 과학기술, 보건의료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국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과 민항 노선,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 왕래를 늘리자고 제안했다.

또 외교·법집행·군대 등 분야의 교류를 강화하고 교육·문화예술·관광·체육·언론·청년·지방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도 지난해 9월 베이징 회동 이후 양국 관계가 각 분야에서 활발히 발전해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제·무역, 인프라, 과학기술, 교육, 인문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당 대 당 채널을 통한 경험 교류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회담에는 북한 측에서는 박태성 내각총리, 김재룡·리일환·김성남 당 비서, 최선희 외무상, 노광철 국방상, 그리고 김덕훈 제1부총리 등 당과 내각 최고위급 실세가 총출동했다.

중국 측에서는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이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류하이싱 대외연락부장, 둥쥔 국방부장,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왕원타오 상무부장 등이 배석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딸 주애는 이날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북핵 비핵화 언급은 없어…반패권·전략협력 부각

신화통신이 공개한 회담 결과에는 북한 비핵화나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양국 정상은 주권·안전·발전이익 수호와 전략협력 강화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노선을 공식화한 가운데 중국의 외교 초점도 한반도 비핵화보다는 전략적 협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공개한 자료에서 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비핵화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중국이 시 주석의 방북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비핵화 의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을 사실상 양해했거나 최소한 문제 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시 주석은 방북에 앞서 노동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도 2019년에는 6차례 언급했던 '조선반도(한반도)'라는 표현을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는 대신 패권주의 반대와 전략적 협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정오께 평양에 도착해 1박 2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는 공항에서 시 주석 부부를 직접 영접했으며 평양 김일성광장에는 두 정상의 대형 초상화가 내걸리는 등 성대한 환영식이 열렸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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