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협상도 엿들었나…美, 이스라엘에 '도청 선넘었다' 대응조치

입력 2026-06-07 15:50
이란협상도 엿들었나…美, 이스라엘에 '도청 선넘었다' 대응조치

윗코프 트럼프 특사·국방실세 콜비 차관 등 표적삼다 덜미

국방정보국, 일부 적대국보다 높은 '심각'으로 경계수위 상향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국이 이란 협상에 관여한 주요 관계자를 이스라엘이 전방위적으로 도청했다는 우려 속에서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을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고 뉴욕타임스(NYT), NBC 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 정보기관들이 적국뿐 아니라 동맹국을 대상으로도 방첩 활동을 벌이는 것은 오랜 관행이고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스라엘이 '선을 넘었다'는 인식이 미국 내에서 강하게 퍼지며 이러한 조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보기관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협상을 이끄는 스티브 윗코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는 물론이고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국방부에서 중동 정책을 담당하는 마이클 디미노 등이 이스라엘의 도청 강화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은 기타 군사정보기관과 함께 작성한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을 '높음'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높였다.

이스라엘에 대한 방첩 위협 평가 수준은 동맹국뿐만 아니라 일부 적대국보다도 높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의 방첩 위협 수준에 근접하는 나라는 특정 상황들에서 높은 등급을 받는 한국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방정보국의 보고서는 이스라엘에 주둔 중인 미군 요원들이 자신들의 핸드폰에 도청 소프트웨어가 몰래 설치된 것을 발견한 후 작성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방첩 활동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공격 자제를 압박했던 2024년 후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격을 검토한 지난해에도 꾸준히 더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가 미국 비밀경호국 차량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되기도 했다.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후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미국 고위 관리를 대상으로 벌인 정보 수집 활동의 공격성은 '통제 불능' 상태였다고 우려했다.

NYT는 미국 정보기관의 이스라엘 간첩 활동에 대한 우려가 매우 민감한 시기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전쟁을 함께 개시했으며 현재도 이스라엘 군 장교들은 미 중부사령부에서 미 장교들과 함께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긴밀한 군사 협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 정권 붕괴를 위해 합심했던 전쟁 초반과 달리 미국과 이스라엘은 현재 다른 전쟁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이란의 양보를 얻어내고자 이란 군사력 약화에 집중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여전히 이란 강경 정권을 물리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양국 불화설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를 하며 격노하고 욕설까지 퍼부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상태다.

NYT는 미국의 이스라엘 방첩 위협 격상에 대해 "미군 중부사령부와 이스라엘 간 군사 계획 통합 노력을 더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국방부가 이스라엘 장교들과 공유하는 정보를 제한하기로 한다면 이런 경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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