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에도 '빚투'…반도체 상품 신용잔고 한달새 급증
최근 한달 신용 잔고 순증액 상위 50위권에 ETF 6개 포함
신규 빚투액, 상환액 2배 넘기도…삼전닉스 개별종목 신용융자 7.7조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최근 주식시장 활황에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몰리고 있다.
특히 반도체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ETF는 최근 한 달 새 빚투 금액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순증액 규모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3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신용거래융자 잔고(신용 잔고)는 각각 4조2천552억원, 3조5천300억원으로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신용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해당 종목을 담은 ETF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 핵심 종목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최근 한 달 새(5월 4일∼6월 1일) 신용 잔고가 145억원 더 늘었다.
KODEX AI반도체TOP2플러스는 삼성전자(시가총액 기준 구성비중 24.76%)와 SK하이닉스(24.40%)를 약 50% 담고 있다. 최근 삼성전기[009150] 주가 급등으로 인해 해당 ETF 내 삼성전기 비중도 34.53%에 달한다.
지난 1일까지 이 ETF의 신용 잔고는 206억원으로, 전체 신용 잔고 중 70.6%에 달하는 빚투 금액이 최근 한달 사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신규 신용거래융자 금액이 81억원으로, 상환액 37억원을 두배 이상 웃돌았다.
이에 따라 신용 잔고 자체는 크지 않은 수준인데도 한달 순증액 기준으로는 상위 29위를 차지했다.
다른 반도체와 지수 추종 ETF 역시 빚투 금액이 가파르게 느는 추세다.
같은 기간 'HANARO Fn K-반도체'의 신용 잔고는 75억원 늘어난 128억원, 'TIGER 200IT'는 63억원 증가한 8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코스피 200지수를 따르는 'KODEX 200'은 382억원으로, 73억원 증가했다.
이외에도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신용 잔고 127억원·순증액 56억원), 'HANARO 전력설비투자'(69억원·53억원) 등이 순증액 상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뿐 아니라 ETF에도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도한 빚투는 조정장에서 자칫 반대매매(강제청산)와 같은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달 18일 열린 2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금융회사의 과도한 빚투와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나 일부 핀플루언서 등의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랠리 과정에서 신용 잔고에 따른 빚투 과열 위험도 제기되는 실정"이라며 "신용 잔고의 절대 금액 증가는 표면상 투자 과열 불안감을 주입할 수 있는 환경인 것은 맞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빚투와 증시 대기자금이 동시에 커지면서 과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시가총액 또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 수급을 전적인 레버리지 의존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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