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에어컨 '대란'…수요 폭발 속 부품부족에 3개월 대기도
가격인상 우려에 출하액은 역대 최고…설치비는 20% 폭등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일본 에어컨 시장이 환경 규제에 따른 사재기 수요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부품 품귀가 겹치면서 대란을 겪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에어컨을 구매해도 설치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가전 매장에는 에어컨 구매 상담 대기 줄이 길어지고 있으며, 일부 기종은 배송·설치까지 최대 3개월이 소요되는 상태다.
무엇보다 2027년 가정용 에어컨의 에너지 절약 기준이 강화되면 보급형 모델 가격이 50% 이상 오를 것으로 우려한 소비자들이 미리 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탈탄소 사회 실현을 위해 2027년부터 가정용 에어컨의 에너지 소비 효율 기준을 현재보다 최대 35%가량 높이기로 했다.
새 기준에 맞춘 신제품은 전기요금은 아낄 수 있지만 제품 가격이 기존보다 50% 이상 비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재기 수요 폭발로 이어진 것이다.
일본전기공업회 조사 결과 지난 4월 일본의 에어컨 출하 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한 1천2억엔(약 9천5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중동 정세 악화로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와 구리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배관, 호스, 퍼티 등 필수 설치 자재는 품귀를 빚고 있다.
이처럼 자재 가격 고공행진과 유류비 상승이 맞물리면서 에어컨 설치 비용은 불과 수개월 전보다 20%가량 뛰었다. 에어컨을 구입해도 설치에 몇 개월이 걸리는 데다, 설치비 부담도 커지게 된 것이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과 6월 전기요금 인상까지 예고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자재 부족을 빌미로 현장에서 과도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바가지 요금 피해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소비자보호 기관인 국민생활센터는 "계약 전에 에어컨 설치 환경을 정확히 전달하고, 여러 업체로부터 상세한 추가 비용 가능성이 명시된 견적서를 받아 비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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