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공격·보복' 주고받으며 팽팽한 대치…휴전유지 위태(종합)
美, 자위권 내세운 공격으로 이란 양보 압박…트럼프 "유리한 합의할 것"
이란도 쿠웨이트 미군기지 원점 타격 '맞불'…레바논 휴전 위반 경고
이스라엘 레바논 공세 중대 변수…"이란, 美와 메시지 교환 중단" 보도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백나리 특파원 = 종전안 최종 합의에 좀처럼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의 군사 공격과 보복을 주고 받으며 아슬아슬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협상 막바지에 휴전의 틀만 유지한 채 군사적 압박과 대응 수위를 높여가며 최대한 유리한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의 종전합의 추진이 탐탁지 않은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를 대대적으로 강화해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흔들고 있다. 이란이 레바논 휴전 위반을 주장하며 미국과 종전안 협의를 중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주말 이란 고루크와 게슘섬에 있는 이란의 레이더 및 드론 통제 시설에 대해 자위권 차원의 공습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국제수역 상공에서 작전 중이던 미국의 MQ-1 드론을 격추한 것을 포함해 이란의 공격적 행동에 대응한 신중하고 의도된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이란과의 휴전이 지속되고 있다고도 했다. 휴전 중 불가피하게 이뤄진 신중한 공격이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확전 의도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셈이다.
다시 되풀이된 미군의 제한적인 군사력 사용에 이란은 즉각 보복을 선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호르모즈간주 시릭 섬의 통신 타워에 최근 가해진 미국의 군사 공격에 대항해 그 공격의 원점인 공군 기지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 내 미 공군기지가 이란의 타격 대상이 됐다. 쿠웨이트 외무부는 이란의 공격을 규탄하면서 "이란의 침략 행위는 위험한 긴장 고조"라고 비난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도 쿠웨이트 미군 기지를 겨냥한 이란 탄도미사일 2발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며 이란의 보복 시도를 확인했다.
다만 중부사령부는 '현재 진행 중인 휴전을 지지한다'고 재확인했다. 이란의 보복 타격에도 미국이 휴전을 깰 의향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부근 이란 남부 지역을 공습하고 이란이 쿠웨이트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양측이 무력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이 같은 양측의 교전은 새로운 종전안이 테이블에 오르는 상황에서 상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일단 풀이된다.
미국의 공격과 이란의 보복 모두 서로 유리한 합의를 끌어내려는 압박 차원에서 이뤄진 셈이다.
미군의 공격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도 압박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유리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 내부에서 '부실한 합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이란을 최대한 밀어붙여보겠다는 계산이 읽힌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까지 종전을 위한 로드맵이 담긴 양해각서(MOU) 초안을 논의하다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애초 MOU 초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미국과 이란의 휴전을 60일 연장하며 그 기간에 이란 비핵화 협상을 본격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초안을 승인하지 않고 조건이 새로 강화된 안을 이란에 되돌려 보냈다.
수정안의 구체적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원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인정, 대이란제재의 신속한 해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차후 협상을 요구한다.
미국 현지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기 위해 수정안 제시와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란 측도 미국에 새로운 종전 MOU 수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도 이란도 확전으로 비화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며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레바논 휴전'도 중대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에 "이란과 미국의 휴전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휴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대미 협상단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미국과 종전안 협의를 위한 메시지 교환을 중단했다는 이란 매체 보도도 나왔다.
미국과 함께 이란과 전쟁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그사이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을 확대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레바논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보포르를 공군과 지상군을 동원해 장악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를 원치 않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 척결을 내세워 레바논에 대한 공세 강화를 지시한 상태다.
이란과 미국의 휴전 기간에 레바논 공습을 자제해온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겨냥한 공습도 확대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8일 3주 만에 베이루트 공습을 재개한 뒤 추가 공세를 저울질하고 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에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에서 공습을 확대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휴전을 연장하고 종전협상을 본격화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새로운 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의 종전협상에서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롯한 전체 전선에서 전쟁을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 및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잇달아 접촉해 새로운 형태의 단계별 휴전 구상을 제안했다.
여기에는 첫 단계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고, 이스라엘이 그에 상응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군사적 긴장 고조를 자제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