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확산에 국제사회 우려 증폭…국경없는의사회 "전례없는 수준"
민주콩고 의심환자 1천명 넘어…CDC 전 국장 "팬데믹 대응 미비 보여줘"
WHO 사무총장, 시신 만지는 장례문화 지적…브라질서도 의심사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에볼라 의심 환자가 1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국제 보건단체들이 방역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국제 의료·구호단체인 국경 없는의사회(MSF)의 앨런 곤살레스 부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민주콩고) 이투리주에서 에볼라 발병이 공식 선언된 지 2주가 지난 현재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에볼라 발병 사례 가운데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처럼 많은 환자가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곤살레스 부대표는 "현재 누구도 이번 발병의 실제 규모와 심각성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매일 새로운 의심 환자가 보고되고 있지만, 수백개의 검체가 아직 검사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 방역이 전염병의 급속한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국경과 공항 폐쇄 등 여러 제약 요인이 방역 활동과 인도주의 지원 물자 전달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민주콩고에서는 에볼라 의심 환자가 1천명을 넘고 사망자는 최소 24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인접국인 우간다에서도 확진자 9명과 사망자 1명이 보고됐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번 발병의 중심지인 민주콩고 동부 이투리주를 방문해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대응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확인하고 지원하기 위해 왔다"며 지역 사회가 방역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지의 장례 문화를 존중한다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에볼라로 숨진 사람의 시신을 만지는 행위 등 일부 장례 문화는 바이러스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다"며 "우리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도 추가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톰 프리든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블룸버그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현재의 에볼라 확산 사태와 미국 공중보건 역량 축소는 세계가 다음 팬데믹(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현상)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프리든 전 국장은 "이번 에볼라 유행이 팬데믹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유행은 일종의 시험으로, 세계는 이 시험을 잘 치르고 있지 못하다. 이는 미래에 좋지 않은 징조"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CDC 국장을 지낸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WHO 분담금 납부를 중단하고 CDC 인력 3천명 이상을 감축한 것 등을 언급하며 "우리의 방어 체계가 약화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발병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분디부조'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볼라는 일반적으로 과일박쥐 등 야생동물에서 발생하며, 감염된 동물을 섭취·접촉한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다. 또 감염자의 혈액, 구토물, 설사, 침, 소변, 정액, 땀이나 오염된 주사기, 침구류, 의류 등을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한편 남아메리카에서도 에볼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BBC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당국은 최근 민주콩고를 방문하고 귀국한 37세 남성이 상파울루에서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여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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