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 테무에 3천500억원 과징금…징둥 M&A도 제동(종합)

입력 2026-05-28 20:43
EU, 중국 테무에 3천500억원 과징금…징둥 M&A도 제동(종합)

"테무, 안전 미달 불법제품 판매"…엑스 이어 두번째 과징금 부과

징둥 '독일 가전 유통업체' 인수 발표에 역외보조금 조사 착수



(브뤼셀·베이징=연합뉴스) 현윤경 김현정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EU는 28일(현지시간)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불법 제품을 판매했다며 2억 유로(약 3천49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U는 "테무는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불법 제품의 구조적인 위험과 그로 인한 EU 소비자의 피해를 충분히 식별·분석·평가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에 의거해 이런 처분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EU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테무가 판매하는 다수의 제품이 안전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품목에는 결함이 있는 충전기, 질식 위험을 초래하거나 법적 기준을 초과하는 화학 물질이 함유된 유아용 장난감 등이 포함됐다.

헤나 비르쿠넨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테무의 위험 평가는 사실에 의거한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구체성과 근거가 부족하고, 포괄성이 떨어진다"며 "이는 규제 당국과 사용자, 대중으로 하여금 테무에서 판매되는 불법 제품으로 인한 잠재적인 위험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끔 한다"고 지적했다.

테무는 위반 사항을 시정하기 위한 계획을 3개월 이내에 제출해야 하며, 향후에도 DSA를 준수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EU는 게임 방식의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테무의 중독성 있는 설계와 플랫폼의 투명성 문제도 조사 중이다.

2023년 유럽에 진출한 이래 의류부터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해 온 테무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초저가 전략으로 아마존 등 선발 주자들과 경쟁하며 유럽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EU가 2024년 도입한 DSA에 따라 온라인 기업에 실제로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이어 2번째다.

EU는 앞서 지난 해 12월 엑스의 계정 인증 표시와 광고 정책이 투명성을 위반했다며 1억2천만 유로(약 2천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EU는 DSA를 위반한 초대형 플랫폼에 연간 글로벌 매출의 6%까지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같은날 EU 집행위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JD.com)의 독일 전자제품 소매업체 세코노미 인수 계획에 대해서도 역외보조금규정(FSR)에 따른 심층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FSR은 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과도한 자금력을 확보한 기업이 EU 내 기업을 인수하거나 공공 입찰에 참여해 공정한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정 조치가 부과되거나 인수 금지 결정까지도 내려질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규정이 중국 기업의 대형 인수·합병(M&A) 거래에 본격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와 관련해 EU는 징둥닷컴이 중국 정부나 연계 기관으로부터 우대 금융, 세제 혜택을 포함해 EU 단일시장 경쟁을 왜곡할 수 있는 보조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징둥닷컴은 지난달 세코노미를 약 22억유로(약 3조8천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세코노미는 유럽 11개국에 메디아마르크트와 자투른이라는 이름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유럽 최대 전자제품 소매업체다. 2025 회계연도 기준 독일 403개를 비롯해 이탈리아 145개, 스페인 111개 등 유럽 전역에서 1천6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징둥닷컴은 보조금 의혹을 즉각 부인하며 반발했다. 징둥닷컴은 EU의 조사 착수 발표 후 "세코노미 인수는 중국이나 다른 비(非)EU 국가의 보조금이 아닌 외부 민간은행 차입과 정상적인 사업 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거래와 관련해 EU 내 경쟁 왜곡을 초래할 수 있는 어떠한 외국 정부 보조금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가 징둥닷컴의 해외 확장 전략에 타격이 될 수 있으며, 중국과 EU 간 무역·산업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온 상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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