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연설 때 항의 野의원 경선 탈락에 "민주당 축하"

입력 2026-05-28 04:49
트럼프, 의회연설 때 항의 野의원 경선 탈락에 "민주당 축하"

작년과 올해 지팡이 들고 소리치고 항의팻말 들었던 그린 의원 조롱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야당인 민주당 소속 앨 그린(텍사스) 연방 하원의원은 지난해 3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할 때 자리에서 지팡이를 들고서 소리치며 항의했다.

그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제지에도 항의를 이어가다 결국 퇴장당했고, 하원은 이틀 뒤 그에게 '견책'(censure) 징계를 내렸다.

당시 견책 결의안 투표에서 민주당 의원들도 10명이나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그로부터 1년 정도 뒤인 올해 2월 24일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장에서도 그린 의원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할 때 지난해처럼 큰 소리로 소리치지는 않았지만 '흑인은 유인원이 아니다!'(BLACK PEOPLE AREN'T APES!)라는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 얼마 전 소셜미디어에 흑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에 빗댄 영상물을 게시한 데 대한 무언의 항의였다.

그린 의원은 이 2차례의 항의로 민주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대표 인사로 자리 잡게 됐지만, 현 임기를 끝으로 연방 하원의원직을 잃게 됐다.

26일(현지시간) 치러진 11월 중간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그린 의원은 텍사스 18선거구 민주당 경선 결선투표 결과 크리스천 메네피 의원에게 압도적인 표차로 무릎을 꿇었다. 메네피 의원이 69.4%를 득표했고, 그린 의원의 득표율은 30.6%였다.

메네피 의원은 이 선거구의 실베스터 터너 의원이 지난해 3월 갑자기 숨지면서 올해 초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초선 배지를 단 정치 신예다.

지난 2004년 텍사스 9선거구에서 처음 당선된 이후 이곳에서 11선에 성공한 그린 의원은 텍사스주 선거구 재획정에 따라 자신의 선거구가 분할되자 18선거구로 옮겨 12선을 노렸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평소 자신의 정적을 향해 공개적으로 거친 언사를 서슴지 않아 온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 의원이 낙선하자 곧바로 그를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민주당에 축하를 보낸다"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앨 그린이 압도적 표차로 의석을 잃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나는 다음 국정연설 때 그 미치광이가 나에게 소리를 지르고 지팡이를 휘두르는 꼴을 못 보게 돼 아쉬울 것"이라며 조롱했다.



min2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