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고급 맞춤형' 아닌 가성비 무기 대량 생산해야"

입력 2026-05-27 23:52
"유럽, '고급 맞춤형' 아닌 가성비 무기 대량 생산해야"

EU 국방 수장, FT와 인터뷰…"우크라에 비축 무기고 개방해야"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은 기술적으로 정교하고 값비싼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가 아닌 우크라이나 방식의 저렴하면서도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무기를 대량 생산해야 한다고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유럽연합(EU) 방위·우주 담당 집행위원이 주장했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27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유럽이 미사일 제조에 있어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뒤처져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는 유럽 방산 업체들이 대량 생산이 어려운 정교하고 값비싼 무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은 소위 '오트 쿠튀르' 방식의 생산을 한다"며 "기술적으로 매우 정교하고, 수준이 높지만 매우 비싸고, 생산을 확대하기가 어렵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유럽 업체들이 '충분히 좋다'고 부르는 것들을 제조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우크라이나는 자체 순항 미사일 '플라밍고'를 개발해 올해 700기가량 생산할 채비를 하고 있지만, 유럽이 올해 제조하는 순항 미사일은 300기에 못미친다고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예로 들었다. 러시아의 경우 올해 제작하는 미사일이 1천200기에 달한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이같은 전시 생산 방식을 배워 빠르게 대량 생산이 가능한 더 값싼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리투아니아 총리를 역임한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최근 유럽 방위 산업의 기반 강화 필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인물이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아울러 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각국이 비축 무기고를 개방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무기를 공급할 것도 촉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5년째를 맞아 유럽이 종전을 위해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 재개를 고려하는 현시점이야말로 우크라이나 군사력 강화는 더욱 중요하다면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힘을 통한 평화'이며, 그 힘은 우크라이나 쪽에 있어야 한다. 유럽은 이를 도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최근 EU가 제공에 합의한 900억 유로(약 154조원) 규모의 대출 지원 중 600억 유로(약 103조)를 활용해 우크라이나가 EU 국가들의 비축 무기를 구매하고, 유럽 판매국은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해 무기 생산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도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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