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타살' 망고 창업주 사건…'피의자' 장남, 부회장직 사임

입력 2026-05-27 01:19
'추락사→타살' 망고 창업주 사건…'피의자' 장남, 부회장직 사임

재수사 후 체포…"여론 편파적 왜곡…전혀 사실 아냐" 거듭 주장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2024년 12월 스페인 패션기업 망고 창업주 이사크 안디치(사망 당시 71세) 회장의 추락사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아들 조나탄 안디치(45)가 망고 부회장직에서 일시적으로 물러났다.

26일(현지시간) EFE 통신에 따르면 안디치 가족 대변인은 그가 사법 절차를 밟는 동안 회사 책무에 집중할 수 없는 만큼 일시적으로 직위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망고는 비상장사로, 120개국에 약 3천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작년 매출은 38억 유로(약 6조6천억원)였다.

줄곧 무죄를 주장해온 조나탄은 이날도 성명에서 "여론이 편파적이고 왜곡된 서사를 만들었으며 현실과 전혀 관계없이 유죄 추정을 하고 있다"며 아버지의 죽음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일 수갑을 찬 채로 법원에 출석했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안디치 회장은 2024년 12월 14일 바르셀로나 인근 몬트세라트에서 아들 조나탄과 함께 산행하던 중 협곡으로 약 150m 추락해 사망했다. 처음에는 단순 사고사로 여겨졌지만, 나중에 경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법원 영장에는 단순 사고사가 아니고 조나탄이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제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로이터 통신과 더타임스가 전했다.

조나탄은 사건 전 며칠간 이 지역을 3차례 방문했고 안디치 회장은 이 산길에서 유일하게 울타리가 없는 곳에서 추락했다.

조나탄은 부자 관계가 원만했다고 진술했지만, 왓츠앱 메시지에는 증오와 원망의 감정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 본인 상황에 대해 아버지 탓을 하는 표현이 있었고 금전에 대한 집착이 드러났다고 영장에 적혔다.

튀르키예 출신으로 청소년기에 스페인으로 이주한 안디치 회장은 1984년 망고를 창업해 세계적 브랜드로 키웠다. 포브스가 산정한 그의 순자산은 45억 달러(약 6조8천억원)에 달한다.

안디치 회장은 1970년대 결혼해 삼남매를 뒀고 1990년대 이혼했다. 삼남매는 현재 회사 지분 95%를 나눠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 망고에서 일해 왔다.

안디치 회장은 2014년 세계 항해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장남 조나탄에게 바통을 넘겼지만, 망고는 매출 급락으로 큰 손실을 겪고 부채가 늘어났다. 여행을 중단하고 돌아온 안디치 회장은 2020년 토니 루이스 최고경영자(CEO)에게 경영을 맡겼다.

안디치 회장이 회사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재단 설립에 관한 논의를 했고, 2024년 중반 조나탄이 이에 대해 알게 되자 아버지에게 조기 상속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영장 담당 판사는 이런 금전 문제로 부자 관계가 파탄 났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조나탄은 아버지와 화해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도 "아버지와 나는 많은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을 공유했다"며 "다른 가족들처럼 우리도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엄청난 노력과 포용, 지지로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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