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국장 ETF 직거래…세제 문제 풀고 제도정비 속도낸다
내달 금투업규정 개정 입법예고…선결과제는 원천징수 의무부과 확정
해외 '러브콜' 응답…자본시장 선진화·환율 안정화 효과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이어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까지 직접 매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재정경제부와 협의 중인 세제 문제만 해소되면 다음 달 관련 규정을 손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외국인의 ETF 직접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다음 달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입법예고를 마치고 필요하면 비조치의견서로 빠르게 시행할 방침이다.
현행 규정에 명시된 외국인 통합계좌의 거래대상으로 기존 주식에 더해 ETF와 ETN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통합계좌는 외국인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더라도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계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외국인통합계좌 거래 대상을 주식에서 ETF, ETN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코스피 '불장'이 이어지면서 외국인의 국내 지수 투자 수요가 늘어나자 해외 증권사에서 ETF 직접 거래를 지속적으로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에선 해외 ETF를 '직구'할 수 있지만 외국인의 '역직구'는 불가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춰야 할 필요성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인 ETF 직접 거래가 가능해지면 외화 유입에 힘입은 환율 안정화 효과가 있을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외국인통합계좌를 통한 거래대금은 5조8천억원, 순매수 규모는 2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한국 ETF로 향했던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끌어오면 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인이 한국 자본시장에 들어오는 입구가 더 열리는 것이니 우리 자본시장 수요가 커지고 외화적인 측면에서는 달러가 (국내로) 들어오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에 많이 투자하니 발상을 바꿔 외국인 개인 투자자들도 한국에 많이 투자해 '역서학개미'가 되면 많은 유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당초 당국은 이달 중 관련 규정을 손볼 계획이었으나 다음 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재경부와 협의 중인 원천징수 관련 사안이 먼저 명확히 정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행 세법상 국내 주식에 투자한 외국인이 내야 하는 배당소득세를 국내 금융회사가 원천징수 하는데, ETF·ETN 투자는 그 대상에서 빠져있다.
재경부는 오는 7월 세제개편안에 이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원천징수 의무 부과 문제가 해소되면 규정 변경과 비조치의견서를 통해 조속히 다음 단계로 넘어갈 계획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규정 변경 예고나 비조치의견서가 나가야 해외 (증권사) 법무팀에서도 진지하게 논의하고 움직인다고 한다"며 "증권사 계약 검토와 시스템 준비가 꽤 걸리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시행할 수 있도록 법적 불확실성을 미리 해소해두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증권사에서 계약 변경과 전산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하반기에는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품별로 배당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당국은 세제 개편 시점을 고려해 일부만 먼저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세법 문제만 양해되면 비조치의견서를 통해 규정 개정이 완료되기 전이라도 상품 성격에 따라 미리 출시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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