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국들에 실망"…미 국무, 나토 분열 재차 경고

입력 2026-05-23 00:36
"트럼프, 동맹국들에 실망"…미 국무, 나토 분열 재차 경고

나토 외무장관회의서 "7월 정상회의서 해소돼야"

"미군 재배치, 동맹과 조율해 진행 중"…뤼터 총장과도 회동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전쟁 지원에 미온적인 유럽 동맹국들에 실망했으며, 대서양 분열을 둘러싼 문제는 오는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스웨덴 남부 헬싱보리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솔직히 말해 (트럼프)대통령은 일부 나토 동맹국들의 중동 작전에 대한 대응에 실망하고 있다"며 오는 7월 초순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 내부의 분열 문제가 정면으로 거론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각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앙카라 정상회의가 "나토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정상회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 문제는 반드시 다뤄져야 하지만, 오늘 당장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며 정상급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미국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유럽에 강한 분노를 드러내면서 나토 탈퇴 가능성을 거듭 시사해 왔다.



7월 나토 정상회의의 의제를 조율하는 사전 정지 작업 성격을 지닌 이번 외무장관 회담에서 나토의 유럽 회원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유럽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국방비를 증액하고 있다는 점과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해 기여할 준비가 돼 있음을 집중해서 부각하려 했다.

이런 상황에서 루비오 장관이 이란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실망감을 다시 거론한 것은 대서양 분열과 이의 해결 방안이 차기 나토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이런 발언은 만약 정상회의에서 분열을 효과적으로 봉합하지 못한다면 나토의 미래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란 점을 경고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루비오 장관은 "나토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도 중요하다"며 "목표는 더 강한 나토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외무장관 회의 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는 회의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폴란드로의 미군 5천명 증파와 앞서 발표된 주독 미군 5천명 감축 등 유럽 주둔 미군 재배치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루비오 장관에게 집중됐다.

루비오 장관은 주독 미군 감축 등에 대한 유럽의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 "징벌적인 조치가 아니라, 계속 진행돼온 미군 재배치의 일환"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은 세계적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병력 배치와 관련해 어디에 병력을 둘지 지속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맹국들 역시 미국의 유럽 주둔 병력이 조정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이런 작업은 동맹국들과의 조율 속에서 이루어져 왔기에 누구에게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중동, 서반구에서도 임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지금까지 "유감스럽게도 성과가 없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은 "(협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루비오 장관과 이날 양자 회동을 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미군의 재배치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막후에서 미군 재배치와 관련한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고도의 기밀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뤼터 총장과 루비오 장관은 이날 양자 회동을 하고 동맹국들의 국방비 증액,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 나토 회원국의 방위 생산 확대, 주요 국제 해역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해양 안보를 증진하기 위한 방안 등 나토의 전략적 우선 과제를 논의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