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작전 중 민간인 사방 방지 프로그램 사실상 중단"
감찰 보고서 "인력·예산·조직 안 갖춰"…법적 의무 미이행 논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 국방부가 군사 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사망을 줄이기 위해 법적으로 의무화된 프로그램을 사실상 중단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 감찰관실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방부가 민간인 피해를 예방하고 발생 시 대응하도록 한 연방법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조직과 예산, 시스템을 더 이상 갖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연방법상 의무는 크게 두 가지다. 군사 작전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고 이를 조사·대응할 수 있는 정책 체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과, 이를 지원하는 전담 조직인 '민간인 보호 우수센터'(CP CoE)를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 같은 법적 의무를 실행하기 위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국방부에 '민간인 피해 완화 및 대응'(CHMR)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로이드 오스틴 당시 미 국방장관은 예멘·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수년간 이어진 미군 공습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 논란이 확산하자, 민간인 보호를 위한 교육과 작전 절차, 피해 조사 체계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이 프로그램이 급격히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왔고, 감찰관실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상황이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CHMR은 공식적으로 폐지되지는 않았지만 운영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이후 활동을 멈췄고, 관련 예산 지원도 중단됐다.
전담 인력 상당수도 다른 부서로 재배치되거나 조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차관 대행과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이 올해 2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프로그램 축소 또는 폐지를 제안한 뒤 운영이 빠르게 위축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현장에서도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과거 민간인 피해 평가 책임자를 지낸 웨스 브라이언트는 현재 관련 프로그램 소속 직원이 7명에 불과하며 사실상 주요 업무 수행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의 민간인 보호 프로그램 축소 논란은 미국의 대이란 공습 과정에서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군의 폭격으로 이란 미나브 지역의 한 여학교에서 최소 175명이 숨지면서 미군의 작전 표적 선정 과정과 민간인 피해 통제 절차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둘러싼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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