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넘는데…필리핀, 에너지난에 대규모 순환정전
주민 수백만명, 40도 웃도는 폭염에 고통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이란 전쟁으로 심각한 에너지 공급난에 시달리는 필리핀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 수백만 명이 폭염에 시달렸다.
16일(현지시간) 필리핀 전국전력망공사(NGCP)는 전날 오후부터 마닐라 수도권 일부를 비롯한 북부 루손섬 일대에서 수 시간씩 지역별 순환 정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러 주요 발전소의 가동 중단과 대규모 전력망 장애 때문이라고 NGCP는 설명했다.
게다가 필리핀에서 연중 가장 무더운 시기를 맞아 곳곳에서 기온이 40도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정전 지역 주민 수백만 명이 전기 없이 폭염을 견뎌야 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전날 NGCP는 루손섬과 중부 비사야 제도 각 지역에 적색경보 또는 황색경보를 발령, 정전 가능성을 예고했다.
가장 심각한 단계인 적색경보는 전력 공급이 부족해 일부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할 수 있음을 뜻하며, 황색경보는 예비 전력량이 필요량 이하로 줄었을 때 발령된다.
전날 루손섬의 가용 전력량은 1만2천75메가와트(MW)로 최대 수요량인 1만2천927MW에 비해 852MW가 부족했다고 NGCP는 전했다.
비사야 제도도 약 220MW의 전력 공급 부족을 겪었다.
NGCP는 "현재 루손과 비사야 지역의 전력망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최근 발생한 전력망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론 가린 에너지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국민은 이처럼 심각한 사건에 대한 완전한 설명을 들을 자격이 있다"면서 "모든 운영, 기술, 규정 준수 측면을 철저히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하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국가 에너지 공급에 위험이 임박했다"면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각 정부 기관에서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러시아산 원유를 도입하며 석탄화력발전 가동을 늘리는 등 비상 대응 체제를 운영해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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