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SMR 건설 테라파워, 한국 원전 기술 사들였다
소듐냉각고속로 안전 검증용 설계·데이터 이전
한국 SFR 사업, 예산 90% 삭감 뒤 재가동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미국 첫 상업용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승인을 받은 테라파워가 한국의 소듐냉각고속로(SFR) 안전 시험 시설 기술을 약 70억원에 사 간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가 차세대 SMR인 SFR 개발에 속도를 내며 한국의 기술에 눈독을 들이는 가운데 예산 삭감으로 한 차례 부침을 겪은 한국도 다시 민관합작 방식으로 도전에 나서고 있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에 따르면 원자력연은 지난해 테라파워에 스텔라(STELLA·SFR 원형로의 핵심 안전 계통을 축소 제작한 종합평가시설) 장치 설계 및 제작 노하우에 관한 지적재산권을 이전했다.
SFR는 물이 아닌 액체 소듐(나트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원자로 노형으로 열효율과 안전성이 높은 차세대 원자로로 꼽힌다.
스텔라는 SFR 원자로의 사고 상황을 모의하고 안전성을 입증하는 시험 시설로 원자력연은 이를 활용한 상세 열유동 데이터를 갖고 있었다.
이번 기술이전은 테라파워가 SFR 안전 검증에 필요한 유동 실험 장치를 직접 구축하기 위해 진행됐다.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테라파워는 SFR '나트륨'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3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로부터 건설을 승인받아 미국 와이오밍주에 나트륨을 건설하고 있다.
관련해 주한규 원자력연 원장은 지난 2월 과기정통부 업무보고에서 "테라파워가 인허가받는 데 필요한 소듐 냉각장치 설계와 실험 결과에 관한 지재권을 넘긴다"며 "한 500만 달러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는 관련해 지난 11~15일 원자력연에 직원 10여명을 파견해 폭발성이 큰 소듐 처리에 관한 실무 훈련을 받기도 했다.
미국은 민간 주도로 SFR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한국은 관련 정부 사업이 부침을 겪으며 개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SFR 개발을 위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290억원을 투입하려던 '민관합작 선진원자로 수출기반 구축사업'은 2025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국회 논의 중 '원전 카르텔이 모여 만든 예산'이라는 비판과 함께 70억원에서 7억원으로 90% 삭감됐다.
올해는 다시 예산이 70억원으로 복구됐지만 한 해 사실상 사업이 멈춰 서며 개발 기간도 2029년까지로 늘어났다.
원자력연은 앞서 가동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태워 없애기 위해 2020년 개발을 완료했던 SFR을 발전용으로 전환하는 4세대 원자로 '살루스'(SALUS)연구를 2021년부터 진행해 왔으며, 이를 민관합작으로 고도화한다는 목표다.
shj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