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촉발' 하비 와인스틴 성폭행 혐의 뉴욕 재재심도 '무효'
배심 평결 불발…다른 유죄 판결로 수감은 계속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운동 확산을 촉발한 미국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74)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뉴욕 재재심이 15일(현지시간) 배심원단 평결 불발로 또다시 무효로 종료됐다.
로이터,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맨해튼 뉴욕주 대법원의 커티스 파버 판사는 배심원단이 사흘간의 심의에도 만장일치 평결에 이르지 못하자 재판 무효를 선언했다.
파버 판사는 "(배심원들이) 도저히 합의에 이를 수 없을 정도로 팽팽히 맞서 있다"며 더 이상 심의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와인스틴이 2013년 맨해튼 한 호텔에서 배우 지망생 제시카 맨을 성폭행한 혐의를 다뤘다.
와인스틴은 2020년 1심에서 맨 등 여성 3명에 대한 성폭력 혐의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2024년 뉴욕주 대법원이 재판 과정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유죄 판결을 파기했고, 재심이 결정됐다.
2025년 재심에서 배심원단은 제작 보조원에 대한 성범죄 혐의는 유죄로, 전직 모델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으나, 맨에 대한 성폭행 혐의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검찰은 해당 혐의만 분리해 다시 재판에 넘겼지만, 이번에도 배심원단 평결이 불발되면서 재판은 다시 무효가 됐다.
와인스틴 측은 줄곧 무죄를 주장해왔다.
변호인단은 맨이 와인스틴과의 합의된 관계를 통해 영화계 경력을 쌓으려 했으며, 이러한 시도가 무산되자 앙심을 품고 혐의를 지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 무효에도 와인스틴은 당분간 수감 상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와인스틴은 2022년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별도의 성폭행 혐의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맨해튼 검찰은 이번 무효 선언 이후 해당 혐의에 대한 네 번째 기소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영화사 미라맥스의 공동 설립자인 와인스틴은 한때 할리우드의 권력자로 꼽혔다. 그러나 2017년 그의 성범죄 의혹이 잇따라 터지면서 전 세계 미투 운동 확산의 계기가 됐다.
와인스틴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평가받았다. 다만 미 법조계에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피고인의 공정 재판 권리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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