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트럼프와 갈등 봉합 시도?…"좋은 전화 통화"(종합)

입력 2026-05-16 00:11
독일 총리, 트럼프와 갈등 봉합 시도?…"좋은 전화 통화"(종합)

중국 방문 마친 트럼프와 통화 공개…"굳건한 파트너"

같은날 "자녀들에게 美유학·취업 권하고 싶지 않아" 엇갈린 발언도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중동 전쟁과 관련해 미국에 날 선 비판을 가했다가 주독 미군 5천명 감축이라는 거센 후폭풍에 휘말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 사실을 공개해 냉각된 관계의 회복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메르츠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중국 방문을 바치고 귀국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전화 통화를 했다"며 "미국과 독일은 강력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에서 굳건한 파트너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적었다.

메르츠 총리는 또한 양측은 이란의 협상 테이블 복귀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핵무기 보유 불가에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오는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입장을 조율했다고도 덧붙였다.

메르츠 총리가 이같은 메시지를 공개한 것은 미국과의 갈등 봉합 의지를 공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AFP는 메르츠 총리의 게시물은 양측이 갈등을 뒤로 하고, 이란 전쟁에서 미국의 목표에 대해 대체로 동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달 27일 독일 서부의 한 김나지움(중·고등학교)을 방문해 학생들과 토론 도중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분명한 전략 없이 임하고 있으며, 미국 전체가 이란에 의해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츠 총리의 이같은 비판 직후 주독 미군을 5천명 감축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독일 측은 주독 미군 감축이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된 사안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했으나, 미국의 조치는 사실상 메르츠 총리의 발언에 대한 보복으로 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가 주력 산업인 독일을 겨냥해 유럽연합(EU)산 자동차·트럭 관세를 25%로 올리기로 했다가 자동차 관세 인상은 일단 보류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메르츠 총리를 향해 "독일 총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그는 그 문제에서 완전히 무능했다!", "이민과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망가진 자신의 국가를 바로잡는 데 집중하라"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격분을 숨기지 않았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공개하기에 앞서 독일 남부 뷔르츠부르크의 한 가톨릭 행사에서는 "자녀들에게 미국에 가서 교육받고 일하라고 권하지 않을 것"이라는 엇갈린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슬하에 세 자녀를 둔 그는 "미국에서 갑자기 형성된 사회적 분위기"를 이유로 들어 미국과의 최근 관계 경색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메르츠 총리는 이 자리에서 "특히 젊은이들에게 독일만큼 큰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가 세계에 많지 않다고 굳게 믿는다"며 "미국에서는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조차 일자리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이 '미국의 열렬히 숭배자'이지만 "지금은 그 존경심이 커지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여 청중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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