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트럼프, 빈손 귀국…미중 핵심 갈등 그대로" 총평
"이란·대만·무역 등 주요 현안 해결 징후 없어"
"불안정한 관계에 실질적 변화 없어"…"무역 휴전 유지가 최대 성과"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주요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미중 핵심 현안에 대한 실질적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채,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 의지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향해 칭찬을 쏟아내면서 우호적 분위기 조성에 주력했지만, 이란 문제에 대한 양측의 온도 차가 드러난 데다 대만·반도체·무역 갈등 등 양국의 구조적 충돌 요인은 그대로 남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지만, 양국 정상회담에서 무역분쟁이나 대만 문제, 이란전쟁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됐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시 주석이 이란 문제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고, "다른 사람들이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 주석도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역사적이며 상징적인" 이정표라고 묘사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피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런 이유를 들어 이번 회담이 두 초강대국 간 불안정한 관계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우선 이란 문제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랐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이란전쟁이 끝나길 원하고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원하지 않으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바란다고 밝혔지만, 중국 외교부가 이날 내놓은 성명의 뉘앙스는 사뭇 달랐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이란전쟁에 대해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며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평화협정 체결 노력을 지지한다면서도 이란 전쟁이 세계 경제와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는 지적도 담았다.
중국이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해 휴전 협상이 성사될 수 있기를 바랬던 미국으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놀랍게도 지금까지 중국 측 발표문에는 이란 비핵화에 대한 합의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데니스 와일더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분석국장의 논평을 전했다.
그는 "중국의 논평 부재는 시 주석이 정말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해 돕겠다'고 말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그 밖의 합의들도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보잉 항공기를 최대 500대까지 주문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합의는 200대에 그쳤다는 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막판에 방중 일정에 합류했지만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판매와 관련해서는 확실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사례로 들었다.
로이터는 그러면서 그나마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성과는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무역휴전'을 유지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CNN은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이번에 합의한 사항도 향후 무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보잉 항공기 구매나 미국산 농산물 구매 합의 등은 비교적 이행이 쉬운 성과물로 평가되지만, 이행에 수년이 걸릴 수 있고 그사이 언제든 양국 관계에 따라 약속이 파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CNN은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중국을 첫 국빈 방문했을 때도 2천500억달러(약 375조원) 규모의 합의를 체결하기는 했지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투자 등 여러 합의는 양국 관계 악화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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