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전범재판소, '발칸의 도살자' 믈라디치 석방 기각

입력 2026-05-15 04:02
유엔 전범재판소, '발칸의 도살자' 믈라디치 석방 기각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보스니아 내전의 핵심 전범으로 집단학살과 반(反)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라트코 믈라디치(84)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조기 석방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엔 산하 전범재판소는 14일(현지시간) 공개한 판결문에서 믈라디치가 생의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믈라디치는 구금 시설에서 최대한의 안락함을 보장받은 채 양질의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유로 신청을 기각했다.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의 유엔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는 믈라디치는 앞서 자신의 건강 상태가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인도주의적 사유에 따라 조기 석방해 치료를 위해 세르비아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믈라디치는 최근 몇차례 뇌졸중을 겪었고, 인지 기능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칸반도의 도살자'로 불리는 믈라디치는 1995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동북부의 무슬림 마을 스레브레니차에서 8천여 명이 몰살된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비롯해 보스니아 내전 당시 벌어진 세르비아계 군대의 잔학 행위를 지휘한 혐의로 2017년 유엔 전범재판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집단학살 사건으로 꼽히는 스레브레니차 사건으로 1995년 궐석 기소됐으나 16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1년 세르비아 당국에 체포돼 헤이그에 있는 유엔 전범재판소로 넘겨졌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이어진 보스니아 내전은 1990년대 초 동구권 공산주의 체제 붕괴 후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 과정에서 민족·종교 갈등이 폭발하면서 발발했다.

유고 연방에서 탈퇴한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에 이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도 독립을 추진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세력이 독립 찬성파인 보스니아계, 크로아티아계와 극한 대립하며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 벌어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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