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 장관 또 성지 도발…국기 흔들며 "우리 손에"

입력 2026-05-15 00:30
이스라엘 극우 장관 또 성지 도발…국기 흔들며 "우리 손에"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집권 연정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예루살렘의 날'을 앞두고 또다시 성지 도발을 감행했다.

1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벤-그비르 장관은 이날 자신이 이끄는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 소속 의원과 함께 예루살렘 성지를 방문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성지 경내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면서 "결단력과 억지 덕분에 성전산(예루살렘 성지의 이스라엘식 명칭)의 통제권을 회복했다. 이제 성전산은 우리 손에 있다"고 선언했다.

이후 벤-그비르 장관 일행은 황금 돔으로 잘 알려진 '바위 사원' 인근에서 국기를 든 채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벤-그비르 장관과 동행한 이츠하크 크로이저 의원은 바위 사원을 향해 바닥에 엎드려 절했고, 성지 방문 후에는 페이스북 계정에 "이제 모든 모스크를 없애고 (유대교) 성전 건립을 위해 정진해야 할 때"라고 썼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위치한 성지는 유대교에서 두 개의 성전이 있던 가장 신성한 장소다. 유대인들이 이곳을 성전산으로 부르는 이유다.

동시에 이곳에는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모스크가 있다. 이 때문에 이슬람교도는 이곳을 '고귀한 성소'(하람 알 샤리프)로 부른다.

이른바 '현상 유지'(Status Quo) 원칙에 따라 유대인은 성지를 방문할 수 있지만 기도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경찰과 국경수비대 등을 관할하는 벤-그비르 장관은 종종 직접 성지에서 기도하며 도발 행위를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이스라엘 경찰이 유대인들의 기도를 묵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날 일몰과 함께 시작되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의 날' 행사에서는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성지를 도는 '깃발 행진'이 이어진다.

예루살렘의 날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일명 6일 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요르단에 속해있던 동예루살렘을 장악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팔레스타인 주민을 비롯한 이슬람교도 입장에서는 3차 중동전쟁에서 패하고 성지인 동예루살렘까지 빼앗긴 치욕스러운 날에 열리는 셈이다.

이 때문에 깃발 행진은 매년 이스라엘 우파와 팔레스타인 주민 간의 갈등을 촉발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