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이란핵 불용·호르무즈 개방' 일치…中 역할할진 미지수

입력 2026-05-14 23:44
[미중정상회담] '이란핵 불용·호르무즈 개방' 일치…中 역할할진 미지수

백악관 등 美측 발표와 달리 中은 '회담 의제 포함'만 확인하며 신중

美언론 "中, 호르무즈서 '적극적 이란 압박' 여부에 어떤 신호도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이란의 핵무기 불용 및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동의하면서 꽉 막힌 미국-이란 종전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악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 결과 보도자료에서 미중 양측이 "에너지의 자유로운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이 해협의 군사화, 그 이용에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향후 중국의 해협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산 원유를 더 많이 구입하는 데 관심을 보였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백악관은 아울러 두 정상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된다는 데에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란 핵무기 불용 및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해온 종전 조건의 핵심으로, 미중 정상이 이러한 원칙에 합의했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읽힌다.

특히 백악관의 이러한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동 정세를 둘러싸고 중국이 적극적으로 역할할 것을 기대한 것과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정상회담 직전 방영된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에너지 수급을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한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그러면서 "이란이 현재 걸프 지역에서 하는 일에서 물러서도록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미국의 희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역시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며 "중국은 이란 지도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사람이든 그들과 물밑에서 작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측의 이러한 희망 섞인 발표와는 달리 중국은 이란 문제에 있어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상회담 후 정례브리핑에서 중동 문제가 회담 의제 중 하나였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중국의 정책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라고만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발표한 핵심 합의 사안 중 '이란 핵무기 불용' 부분은 아예 빠졌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 없이 기존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확인한 것이다.

중국은 전쟁 영향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민간 선박 통항이 차단되는 것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하면서 항행 정상화 및 전쟁 종식을 촉구해왔다.

여기에는 이란의 해협 봉쇄 및 민간 선박 공격에 대한 반대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시행 중인 이란 선박 '역봉쇄'에 대한 반대 입장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궈 대변인은 지난달 14일 미군의 역봉쇄에 대해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란 문제에 대한 중국의 신중한 태도는 중국의 '대(對)이란 영향력'을 미국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로 계속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 이란 전쟁이 끝난 뒤 미국에만 유리한 중동 질서가 구축될 경우 발생할 중국의 전략적 이익 훼손 우려 등도 함께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중국이 향후 이란 문제에 있어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적극적 개입을 할지는 현재 상태로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왔다.

NYT는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 결과로) 페르시아 걸프에서 운항 재개 지원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새로운 약속을 확보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양국 정상의 이란 관련 합의에 대한 백악관 발표에 대해서도 NYT는 "시진핑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미국-이란) 평화 협정에 대한 동의는 고사하고, 더 적극적으로 이란에 더 많은 선박 통항을 허용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 어떤 신호도 내놓지 않았다"고 짚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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