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문제는 아프리카가 주도"…목소리 높인 마크롱 왜?
식민지배했던 서아프리카서 영향력 약화
케냐 등 영어권 국가로 외교 축 이동 관측도
아프리카연합 본부도 첫 방문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아프리카의 정치·안보 위기에 대한 대응을 아프리카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연합(AU) 중심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말 AU 재원 마련 회의를 파리에서 개최하는 등 프랑스가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FP 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닷새간의 아프리카 순방 마지막 날인 13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마흐무드 알리 유수프 A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동 후 이같이 말했다.
AU 본부를 처음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AU를 아프리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당한 기구"라며 프랑스는 AU가 조율하는 중재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리카의 문제는 무엇보다 아프리카가 조율하고 해결해야 한다"며 "프랑스는 최근 수년 동안 아프리카 주도의 외교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AU 평화기금을 위한 추가 재원 마련을 위해 올해 말 파리에서 국제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993년 만들어진 AU 평화기금은 약 20년 동안 사실상 활동이 중단됐다가 2018년 재가동됐으며, 2024년 약 4억 달러를 조성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AU 평화 활동을 위해 유엔 회원국들의 의무 분담금을 규정한 2023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719호의 완전한 이행도 촉구했다.
아프리카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지지 의사를 밝혔다.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문제와 관련해선 유엔, AU와 함께 중재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다음 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을 아프리카 대표 자격으로 초청했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설명했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등 서방 7개국 모임인 G7에는 올해 회원국 외에 한국, 인도, 브라질, 케냐 정상이 초청받았다.
지난 3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변인실은 애초 프랑스가 남아공을 초청하려 했으나 미국의 압력으로 프랑스가 초청을 철회해야 했다고 주장했으나 프랑스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 세계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 더 큰 영향을 준다"며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대응 과정에서 아프리카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유수프 AU 집행위원장은 이번 회동에서 분쟁 지역 안정화를 위한 프랑스의 유엔 안보리에서의 역할에 주목해 "평화와 안보 문제, 그리고 프랑스가 특정 긴장 지역 안정화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길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9일 이집트를 시작으로 케냐, 에티오피아 등 닷새간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무리했다.
특히 케냐에서는 '아프리카 전진' 정상회의를 케냐와 공동 주최하며 모두 230억 유로(약 40조원) 규모의 공동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가 아프리카에서 프랑코포니(프랑스어권 국가) 국가가 아닌 영어권 국가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식민 지배했던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영향력이 약화한 프랑스가 케냐 등 영어권 국가로 아프리카 외교의 축을 옮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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