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정당, 이슬람사원 확성기 규제 입법추진 논란

입력 2026-05-14 03:55
이스라엘 극우정당, 이슬람사원 확성기 규제 입법추진 논란

"비합리적인 소음 단속"…종교 간 갈등 심화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집권 연정 내 대표적인 극우성향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이끄는 정당이 이슬람 사원의 확성기 사용을 규제하는 입법을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벤-그비르 장관이 대표로 있는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는 이슬람 사원(모스크)의 확성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츠마 예후디트는 "새 법안이 모스크의 예배 시간을 알리는 아잔의 비합리적인 소음을 단속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사원에서는 통상 확성기를 통해 새벽 기도를 포함, 하루 다섯 차례 기도 시작을 알리는 아잔을 방송한다.

오츠마 예후디트는 "기존 규정이 광범위한 예외를 허용해 집행력이 약했다"면서 "새 법안은 운영 주체에게 명확한 개인적 책임을 묻고 경찰의 집행 및 처벌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이 정당이 마련한 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모스크 내 모든 확성기 시스템은 사전 허가 없이 설치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 또 허가 여부는 소음의 강도와 저감 대책, 사원의 위치 및 인근 주거 지역과의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규정을 위반할 경우 경찰은 즉각적인 운영 중단을 요구할 수 있으며, 위반이 계속되면 확성기 장치를 압수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처벌 수위도 대폭 강화했다. 허가 없이 확성기를 설치하거나 운영하는 주체에게는 5만 셰켈(약 2천560만원), 허가 조건을 위반할 경우 1만 셰켈(약 511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벤-그비르 장관은 "많은 지역에서 무엣진(이슬람 사원의 첨탑에서 예배를 알리는 사람)의 소음은 주민들의 삶의 질과 건강을 해치는 비합리적인 수준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지난 2024년 말에도 경찰에 모스크 확성기 압수와 벌금 부과를 지시했으나, 당시 아랍 및 이슬람 지도자들은 물론 연립정부 내 초정통파 정당인으로부터도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동예루살렘을 비롯한 이스라엘 내 유대인 거주 지역 주민들은 오랫동안 모스크의 과도한 소음에 대해 민원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이슬람교도의 종교적 관습을 법의 잣대로 처벌하기 위한 법안 추진은 종교 간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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