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상원서 '총성' 소동…상원의원 체포영장 집행 중 발생

입력 2026-05-13 21:54
필리핀 상원서 '총성' 소동…상원의원 체포영장 집행 중 발생

총성 5발 울려 건물 안 사람들 대피…'반인도적 범죄 혐의' 의원 체포 시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과거 '마약과의 전쟁' 때 반인도적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필리핀 상원의원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총성이 잇달아 울려 의회 건물 안에 있던 이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필리핀 상원의회 건물 2층 복도에서 총성 5발이 연이어 울렸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총성이 잇달아 들리자 사람들이 소리치면서 건물 밖으로 다급하게 뛰어가는 영상이 공유됐다.

이날 오후 해당 건물에서는 로널드 델라 로사 필리핀 상원의원의 체포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군인들이 배치된 상태였으며 아직 인명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델라 로사 상원의원은 전직 필리핀 경찰청장 출신으로 과거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을 사실상 집행한 인물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은 지난 2월 공개한 문서에서 델라 로사 상원의원과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을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반인도적 범죄 사건 공범으로 적시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장을 맡은 2013∼2016년 발생한 살인 19건과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6∼2017년 마약 밀매 조직 범죄자를 살해한 14건에 연루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마약 복용자나 밀매자로 의심받은 이들을 살해한 43건 관련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다바오시장 시절부터 마약 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고, 2016년 대통령에 취임한 뒤 이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마약 복용자나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경찰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용의자 6천200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필리핀 정부는 집계했다. 인권 단체는 실제 사망자 수가 3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ICC는 인터폴을 통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체포 영장을 발부했으며 지난해 3월 필리핀 정부 협조를 받아 그를 마닐라 공항에서 검거했다. 이후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된 그는 현재 ICC 구금센터에 구금돼 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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