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의대 입학 국가시험, 문제 유출로 무효…학생들 항의 시위
예상 문제 410개 중 120개 실제 시험에 출제…유출 경위 수사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인도 전역에서 220만명이 응시한 의대 입학 국가시험이 이달 초에 치러졌으나 사전에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13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와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인도 연방 정부 산하 국가시험관리청(NTA)은 지난 3일 치러진 '전국 의대 (학부) 입학 자격시험'(NEET-UG)을 무효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 이 시험이 도입된 이후 무효화한 첫 번째 사례라고 인디언익스프레스는 전했다.
NTA는 시험지 유출 의혹이 제기된 뒤 자체 조사 결과와 진행 중인 수사 내용을 근거로 해당 시험 절차는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과 국가시험 제도의 신뢰를 고려해 무효화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시험에는 인도 전역 5천개 고사장에서 수험생 220만5천명이 응시했다.
NTA는 지난 7일 부정행위 의혹과 관련한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 당국에 곧바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재시험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며 의대 진학을 준비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전날 델리에서 정부의 부실한 시험 관리를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다.
일부 학생단체는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인도 의사 단체도 정부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2년 동안 이번 시험을 준비한 한 학생(17)은 BBC에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목표를 향해 밤낮으로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미 본) 시험이 취소됐다"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의대 입학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한 달 안에 재시험을 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처럼 인도 주요 도시에서도 입시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비싼 사설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평일에는 학교 수업 후 4시간, 주말에는 8∼9시간씩 학원에서 추가 수업을 받는다.
이번 시험지 유출 사건은 최근 경찰에서 인도 중앙수사국(CBI)으로 이관됐다.
신화통신은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해 수사 당국이 45명을 구금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수사 당국은 시험이 치러지기 며칠 전에 서부 라자스탄주에서 예상 문제지가 유출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자스탄주 경찰 고위 관계자는 인도 ANI 통신에 예상 문제지에 410개 문항이 포함돼 있었고 이 가운데 120개 문항이 실제 시험에서 화학 영역에 출제됐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2024년에도 의대 입학 자격시험이 끝난 뒤 보통 2∼3명에 불과한 만점자가 이례적으로 60명 넘게 나오면서 부정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CBI가 수사에 착수해 시험지 사전 유출 혐의를 확인했고, 대리시험 정황도 함께 드러났다.
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