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피 넘보는 韓증시…중복상장 규제 꺼낸 당국, 체질 개선 속도

입력 2026-05-11 05:53
수정 2026-05-11 07:00
8천피 넘보는 韓증시…중복상장 규제 꺼낸 당국, 체질 개선 속도

세부 기준 상반기 발표…'소액주주 보호·예외 범위' 쟁점

저PBR 기업 개혁…밸류업 공시 인센티브 확대 요구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강수련 강류나 기자 = 코스피가 장중 7,5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복상장 규율 강화 등으로 시장 기반을 강화해서 코리아 프리미엄 조성에 힘을 보탠다는 구상이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중복상장 원칙 금지… 상반기 세부 가이드라인 마련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으로 지목됐던 중복상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부 개선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들은 물적·인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를 상장하는 중복상장을 활용해왔지만, 모회사와 자회사의 이익이 중복계산되며 시장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LG화학[051910]-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과 두산밥캣[241560]-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등이 논란이 됐다.

국내 중복상장 비율은 작년 11월 기준 18.4%로 일본(4.38%), 미국(0.35%) 등 주요국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원칙 금지, 일부 예외 허용' 방침을 세우고 관련 상장 규정 정비를 추진 중이다.

모기업이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경영독립성·영업독립성·투자자보호 등 심사 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세부 기준이 담긴 거래소 규정은 상반기 발표될 예정이다.

당국은 중복상장 예외 적용 범위와 모회사의 일반주주 권익 보호 방안, 자회사 상장 시 이사회에 주주 충실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 사례를 참고해 제도를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도쿄증권거래소(TSE) 주도로 투자자 관점 공시를 강화했다. 특히 소수 주주의 별도 의결 결과를 공시하도록 하고, 대주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제도에 반영했다.



◇ 밸류업 공시 인센티브 확대될까…기업 거버넌스 확대

정부는 2024년부터 기업이 자율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하고 공시하도록 유도해왔다.

특히 작년 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주식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면서 고배당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가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누적 718개사에 달한다.

다만 지난달 신규 공시한 130개 상장사 중 약 95%가 고배당 기업에 쏠리면서, 실효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기업의 참여가 저조해 시장 간 격차를 확대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기업의 밸류업 공시 참여를 높이기 위해 세제 혜택 확대와 주요 지수 편입 비중 조정 등 인센티브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추가 인센티브 검토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공시 참여도와 이행 수준에 따른 인센티브 확대를 정부 차원에서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동일 업종 하위 20%에 해당하는 기업을 6개월마다 공개할 방침이다.

국회에서는 2년 연속 PBR이 1배 미만인 상장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발의돼 있어, 저PBR 기업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큰 돌을 뺏으니 작은 돌을 치워야 할 때"라며 "중복상장 금지나 PBR 개혁 등 추가 과제를 통해 제도를 견고하게 만들고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확대될 수 있도록 매력적인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민 투자와 기업 성장이 함께 가는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삼성전자·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이르면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해외로 빠져나간 투자 자금을 국내 자본 시장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new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