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러 거부권 우려에 안보리 '호르무즈 결의안' 수정

입력 2026-05-10 02:45
미, 중·러 거부권 우려에 안보리 '호르무즈 결의안' 수정

'유엔헌장 7장' 지우고 제재·자위권은 남겨…통과 여전히 불투명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일부 수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에 이어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강제 조치의 법적 근거가 되는 조항을 삭제한 게 핵심이다.

미국과 바레인 등 걸프국이 지난 5일 제출한 결의안 초안은 이란의 공격 및 기뢰 부설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유엔 헌장 제7장을 근거 조항으로 포함했다.

유엔 헌장 제7장은 국제 평화와 안보 위협 상황에서 안보리가 제재와 군사행동 등 강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자 미국은 7일 수정안을 다시 회람했다.

수정안은 유엔 헌장 제7장 적용 문구를 삭제했지만, 이란이 결의안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안보리가 "제재를 포함한 효과적인 조치"를 검토하기 위해 다시 회의를 열 수 있다는 조항은 유지했다.

또 "회원국이 항행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공격을 포함, 자국 선박을 공격과 위협으로부터 방어할 권리를 재확인한다"는 문구도 그대로 남겼다.

안보리 차원의 강제 조치 근거 조항은 삭제했지만, 개별 국가의 자위권 관련 문구는 유지해 군사 대응 가능성은 여전히 남겨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수정안이 명시적으로 무력 사용을 승인하지 않지만 배제하지도 않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에도 바레인 등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선박의 보호와 항행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추진했지만, 중·러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당시 결의안도 회원국들의 선박 방어 권리를 언급해 중·러의 반발을 샀다.

이번 결의안 수정에도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미 러시아는 수정안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알렉산드르 알리모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9일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바레인의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다며 철회를 촉구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