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중국, '영유권 분쟁' 남중국해서 암초에 국기꽂기 신경전
민간단체 필리핀 국기 게양에 中, 해경 투입 오성홍기 꽂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대립하는 필리핀과 중국이 현지 암초에 자국 국기를 경쟁하듯 꽂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6일(현지시간) 필리핀스타·인콰이어러 등 필리핀 매체들에 따르면 남중국해 주권 수호를 표방하는 필리핀 민간단체 '아틴 이토(타갈로그어로 '이것은 우리 것') 연합'은 중국 해경이 감시·통제 중인 남중국해 '샌디 케이'(중국명 톄셴자오·필리핀명 파가사 암초2) 암초에 지난 3일 상륙, 필리핀 국기를 게양했다.
이 단체 회원들과 다다 키람 이스물라 필리핀 하원의원 등은 새벽에 티투 섬(필리핀명 파가사)에서 배를 타고 출발, 서쪽으로 약 4.6㎞ 떨어진 샌디 케이에 접근했다.
제트스키로 옮겨 탄 이들은 중국 해경선 감시를 뚫고 샌디 케이에 올라 필리핀 국기를 꽂은 뒤 필리핀 해경 호위 하에 자국으로 복귀했다.
키람 이스물라 의원은 "중국의 강력한 존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파가사 암초2에 우리 국기를 성공적으로 게양했다"며 이는 "우리 해역에서 중국의 공격적 행위에 대한 평화로운 저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서필리핀해(필리핀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해역의 필리핀명)는 우리 것이다. 어떤 위협도 이 사실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이 무인기(드론)로 자신들의 활동을 촬영하려고 했지만, 마침 중국산 드론의 이 지역 작동이 소프트웨어로 막혀 있어 중국 항공 당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에 중국 해경은 필리핀 측의 '불법 침입 행위'에 대응해 같은 날 샌디 케이에 올라 중국 국기를 게양하고 필리핀 측 인원들이 버린 '쓰레기'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측 인원 5명이 반복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샌디 케이에 상륙하자 중국 해경은 이를 적발하고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했다고 인민일보 계열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중국 해경은 소속 인원이 샌디 케이에 중국 오성홍기를 꽂아 주권을 표명하고, 필리핀 측의 불법 행위와 산호초 생태계 파괴에 대한 영상 증거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또 필리핀 인원들이 버린 플라스틱병, 스티로폼 판, 비닐봉지 등의 오염 물질을 수거하고 금속탐지기를 이용해 샌디 케이 전체를 정밀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샌디 케이는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핵심 전초기지인 티투 섬과 매우 가까운 곳으로, 그간 양국 선박 등은 이곳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마찰을 빚어 왔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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