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꽃가루받이 곤충 감소하면 소규모 농가 소득·영양 섭취 타격"
英 연구팀 "네팔 농가 분석…곤충 사라지면 소득 44%↓·미량 영양소 섭취 감소"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꽃가루받이 곤충이 감소하면 소규모 농가의 소득과 주민들의 영양 섭취가 크게 줄어들 수 있으며, 반대로 이를 복원하면 소득과 건강이 동시에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브리스톨대 토머스 팀버레이크 박사팀은 6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네팔의 소규모 농가 공동체를 대상으로 꽃가루받이 곤충 감소가 농가의 소득과 주민의 영양 섭취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생물다양성이 사치가 아니라 인간의 건강과 영양, 생계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꽃가루받이 곤충 감소는 환경 문제를 넘어 공중보건과 경제 안정성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꽃가루받이 곤충이 필수 비타민과 무기질을 공급하는 많은 과일, 채소, 콩류 생산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이들의 감소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제한적이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네팔의 소규모 농가 마을 10곳과 주민 776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식단, 작물 영양소, 해당 작물을 방문하는 야생 꽃가루받이 곤충 등을 추적, 꽃가루받이 곤충이 농가 소득과 주민 영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꽃가루받이 곤충은 농가 소득의 44%를 차지하고, 비타민 A·엽산·비타민 E 섭취의 20% 이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꽃가루받이 곤충이 단순한 생태계 구성 요소를 넘어 인간의 영양과 생계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꽃가루받이 곤충 감소의 영향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지역의 꽃가루받이 곤충이 완전히 사라지는 '극단적 상황'과 '현상 유지 상황', 그리고 꽃가루받이 곤충을 적극 관리하는 '회복 상황'을 비교했다.
그 결과 분석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꽃가루받이 곤충 감소는 주민들의 영양소 섭취와 소득 감소로 이어졌고, 특히 비타민 A와 C, 엽산, 칼슘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가루받이 곤충이 모두 사라지는 극단적 상황에서는 농가 소득이 최대 44% 감소하고, '현상 유지'에서도 농가 소득이 2030년까지 1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꽃가루받이 곤충을 보호·관리하는 회복 상황에서는 농가 소득이 15% 증가하고 미량영양소 섭취도 개선돼 더 많은 사람이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꽃가루받이 곤충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서식지 감소와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를 지목하고, 이는 영양가 높은 작물의 생산과 소비 감소로 이어져 질병과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꽃가루받이 곤충 감소의 영향이 생태계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려워 대응 정책 수립이 쉽지 않지만, 야생화 식재, 농약 사용 감소, 토종벌 보전 등 비교적 간단한 조치로도 꽃가루받이 곤충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가 정책 입안자와 농민이 자연 친화적 농업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네팔뿐 아니라 전 세계 식량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한 분석 틀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브리스톨대 제인 멤못 교수는 "꽃가루받이 곤충을 보호하는 자연 친화적 농업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생물다양성과 인간 모두에 이익을 주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Thomas Timberlake et al., 'Pollinators support the nutrition and income of vulnerable communiti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42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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