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앞두고…'운하 갈등' 중국·파나마 신경전 지속

입력 2026-05-06 11:32
트럼프 방중 앞두고…'운하 갈등' 중국·파나마 신경전 지속

'파나마 의원 대표단 방중' 갈등…미중은 '파나마 사이버공격' 공방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연초 파나마 대법원판결로 홍콩 기업이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상실한 가운데, 파나마 의원 대표단 방중 등을 둘러싸고 파나마·중국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갈등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주요 해상 무역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서반구 우선'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4∼15일(현지시간) 방중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파나마 주재 중국 대사관은 파나마 의회의 '양국 의회 친선그룹' 대표단이 중국 방문을 시작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의원 7명으로 이뤄진 대표단은 오는 10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베이징을 비롯해 광둥성 광저우의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캔톤페어), 톈진항 등을 둘러보고 의회 교류 및 지역 협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화웨이 관련 시설도 방문했다.

방중단에 속한 한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파나마는 자유로운 주권국이며 미국 등 타국의 속국이 아니라고 말했고, 주파나마 중국 대사 쉬쉐위안은 "이번 방문은 상호 이해 증진과 미래 협력 가능성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 쑨옌펑 연구원은 캔톤페어 방문이 파나마의 대중국 수출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파나마가 미국 등 서방을 대신해 중국의 발전을 막는 협상 카드로 자국 항만을 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의 이번 방중을 둘러싸고 파나마 의회와 정부에서는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파나마 대법원판결 이후 중국이 보복 조치로 파나마 선적 선박을 억류하는 문제와 관련,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아차 파나마 외교부 장관은 단호한 메시지를 내고 주권 수호에 나서라고 방중단에 요구했다.

그는 방중단에 "파나마는 중국을 존중하지만 파나마 헌법을 우선 하는 만큼, 법원 판결에 따라야 하며 우리 상선에 대한 경제적 강압의 근거로 쓰면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남미 5개국은 지난주 중국의 해상무역 정치화를 비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파나마와 연대하겠다는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중국의 운하 영향력 차단을 시도해 왔으며 홍콩 기업 CK허치슨의 항만 운영권을 문제 삼아 파나마 정부를 압박했다.

파나마 대법원은 지난 1월 홍콩기업 CK허치슨홀딩스가 보유한 발보아·크리스토발 항만 운영권을 무효로 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해 관련 해운업계 인사를 소환했고 중국 항구에 입항하는 파나마 국적 선박에 대한 검사를 강화한 상태다.

한편 미중은 파나마 주재 미국 대사의 화웨이 관련 발언을 둘러싸고도 공방을 벌였다.

파나마 주재 미국 대사 케빈 마리노 카브레라는 현지매체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파나마 당국 소셜미디어 해킹 사건과 관련해 "화웨이 같은 회사 등은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는 게 글로벌타임스 설명이다.

반면에 파나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중국은 사이버 안보의 굳건한 수호자이며 각종 사이버 공격을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중국 정부·기업이 사이버 공격을 한다고 비난하지만 완전한 정치적 조작"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세계 최대의 사이버 공격 발원지이며 공인된 '해커 제국'"이라면서 미 대사의 발언에 대해 "전형적인 적반하장"이라고 맞섰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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