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긴장↑…美 '해방프로젝트' 착수 vs 이란, 통제구역 확대(종합2보)
美, 해협에 갇힌 상선 탈출 유도…군함 호위는 없지만 인근에 병력 대거 배치
美 "美상선 2척 호르무즈 무사 통과"…이란 "호르무즈 통과 선박 없다" 기싸움
이란 "美호위함, 미사일 맞고 퇴각"·美 부인도…치솟는 호르무즈 해협 긴장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의 탈출을 유도하는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에 착수하고, 이란은 그에 맞서 통제 구역을 확대함에 따라 이란의 봉쇄와 미국의 '역봉쇄'가 대치중인 해협의 긴장도가 한층 상승했다.
미 군함이 상선을 호위하는 방식이 동원된 것은 아니어서 실질적인 해협 경색 해소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오는데 해방 프로젝트의 개시로 미국과 이란 간 아슬아슬한 휴전에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협 주변에 미군 병력이 대거 배치되면서 자칫하면 양측의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를 통해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들은 '해방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후 현재 아라비아만에서 작전 중"이라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어 "미군은 상선 통행 재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그 첫걸음으로 미국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해 안전히 항해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방 프로젝트의 구체적 운영 방식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미국 군함의 상선 호위는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방 프로젝트가 일종의 조정 기구로서, 각국 정부와 보험사, 해운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기뢰의 위치에 관련된 정보와 항해에 가장 안전한 경로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해방 프로젝트가 호르무즈 해협 경색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군의 역할 역시 현재로선 기뢰 위치 및 안전한 항로 파악에 집중돼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미군 중부사령부는 유도 미사일 구축함과 드론, 100대 이상의 항공기, 1만5천명의 병력을 만반의 준비 태세로 주변에 대기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란이 공격할 경우 즉시 개입한다는 구상이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 해당 지역의 미군 교전 수칙이 변경돼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 고속정이나 미사일 등이 호르무즈 통과 선박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이 될 경우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이 미군에 부여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가까운 한 인사는 악시오스에 "이란과의 대치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이란이 공격적 조처에 나서면 미국이 행동할 명분을 얻게 된다는 주장이다. 한 고위 미국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행동을 원한다. 가만히 앉아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 압박을 원하고 합의를 원한다"고 했다.
브래들리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지난달 30일, 무력을 활용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미 해군 군함의 해협 통과 방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이란이 대응 차원에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고속정을 보내면 격퇴하고 이란이 걸프 국가들을 겨냥하며 공격 강화에 나서면 전면적으로 전쟁을 재개하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해방 프로젝트 개시에 반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도는 치솟고 있다.
이란은 일단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면서 지도를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방 프로젝트 개시에 맞춰 맞불을 놓은 셈이다. 통제 범위를 확대한 만큼 미군과의 충돌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이란 매체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미 해군의 호위함 1척이 오만만에서 이란군의 미사일 2발을 맞고 퇴각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즉시 부인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 상선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는 미군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종전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압박 차원에서 시작된 해방 프로젝트에 맞서 이란이 군사적 충돌을 초래할 수준의 대응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종전협상을 엎을 생각이 아니라면 미국의 대대적 반격을 불러올 조처엔 신중을 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사 운용 선박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한국 정부가 피격 가능성까지 포함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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