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된 이란 노벨평화상 수상자, 건강악화로 병원 이송

입력 2026-05-02 10:26
수감된 이란 노벨평화상 수상자, 건강악화로 병원 이송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마하마디, 이란 북서부 교도소 수감중 심장마비 징후

가족·변호인 "작년 말 체포 후 치료 거부당해"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수감 중인 이란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54)가 심각한 건강 상태 악화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고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하마디의 가족이 운영하는 나르게스재단에 따르면 모하마디는 이날 이란 북서부 잔잔에 있는 교도소에서 두 차례 실신한 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서 그는 지난 3월 24일 의식을 잃은 채 동료 수감자에게 발견됐다. 이후 교도소 의사는 모하마디가 심장마비를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며칠 후 그를 면회한 변호사들은 모하마디가 안색이 창백하고 저체중 상태였으며, 걷기 위해 간호사 도움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 몇 주 동안 가족들은 모하마디를 적절한 의료 시설로 이송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모하마디는 병원 이송이나 심장 전문의 치료를 거부당했다고 법정 대리인인 쉬린 아르다카니가 밝혔다. 변호인단이 모하마디를 짧게 면회하는 동안에도 교도소 관계자가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병원 이송을 두고 재단은 "지난해 12월 12일 체포 이후 140일간 이어진 체계적인 의료 방치" 끝에 나온 조치라고 비판했다.

재단은 "테헤란에 있는 전담 의료팀은 치료를 권고해왔다"며 "이번 이송은 교도소 의사들이 현장에서는 모하마디의 상태를 관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불가피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재단은 가족을 인용해 병원 이송이 "모하마디의 위급한 필요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마지막 순간의 조치"라고 전했다.

이란의 대표적인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반정부 인사인 모하마디는 이란의 사형 집행과 여성 복장 규율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다가 2001년부터 25년간 여러 차례 투옥과 석방을 반복했다.

그는 이란 여성에 대한 탄압에 저항하고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2023년 노벨평화상을 옥중 수상했다.

모하마디는 건강상의 이유로 2024년 말 형 집행이 정지돼 임시로 석방된 후 자신이 수감됐던 교도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활동을 이어갔으나, 작년 12월 12일 한 인권변호사의 추모식에 참석했다가 체포됐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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