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SCO 회원국들에 "'美격퇴 경험' 공유 용의"
키르기스스탄서 열린 SCO 국방장관 회의서 국방 협력 제안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이란이 중국·러시아 주도 다자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다른 회원국들에 국방 협력을 제안하고 나섰다.
30일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레자 탈라에이-니크 이란 국방차관은 지난 28일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 국방장관 회의에서 "우리는 (중동전쟁에서) 미국을 물리치며 쌓은 경험을 다른 (SCO) 회원국들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탈라에이-니크 차관은 이어 SCO가 이른바 (미국 중심의) 일극 국제질서로부터 이탈하는 변화의 한 부분을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언급은 지난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수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달 초 합의된 휴전 기간이 무기한 연장됨에 따라 전쟁 당사국간 적대행위는 줄었지만 종전 노력은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그의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향해 세를 과시하면서 여타 SCO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SCO 의장국인 키르기스스탄의 루슬란 무캄베토프 국방장관은 회의에서 "SCO는 연대와 상호신뢰, 현재의 안보위협에 대한 집단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회의에선 군사협력, 지역안보, 현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라에이-니크 차관은 국방장관 회의와 별도로 러시아·벨라루스 관계자들도 만나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만든 다자 협의체로, 2017년 인도·파키스탄, 2023년 이란, 2024년 벨라루스 등이 추가로 합류해 현재는 회원국이 10개로 늘었다.
출범 초기엔 테러·분리주의 대응 등 안보 협력에 집중했지만, 중러와 서방 진영간 대립이 선명해지면서 최근에는 경제·문화 등으로 협력 분야를 넓히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 등에 맞서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개발도상국)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어 신흥경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와 함께 '미국 견제 연대체'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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