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파고에도 '7천피' 달려가는 코스피…일각 과열 우려 고개

입력 2026-04-30 11:57
고유가 파고에도 '7천피' 달려가는 코스피…일각 과열 우려 고개

4월 들어 27.1% 급등…올해 수익률 58.8%로 압도적 세계 1위

국장 돌아온 개미에 증권사 '머니 무브' 가시화…아이계좌도 급증

버핏지수 어느새 238%로…"안정적으로 보일수록 위험 과소평가" 경고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김유향 기자 = 이란 사태로 인한 고(高)유가의 파고가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와중에도 코스피가 전쟁 전 고점을 뚫고 '7천피'를 향해 달려가자 일각에서는 '증시 과열'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 23분 기준 전장보다 0.24% 오른 6,707.08을 나타내며 4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전주 대비로는 3.6%, 이번 달 들어서는 27.1% 급등한 수치다.

이달 8일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한때 배럴당 86.09달러까지 떨어졌던 브렌트유 선물 시세가 재차 급등, 119.76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주식시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3월 주요국 증시 중 최대 낙폭을 보이며 거세게 흔들리던 한국 증시는 4월 들어 반등에 성공, 올해 주요국 증시 중 압도적 1위 수익률(58.8%)을 유지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이달 들어 43% 넘게 급등하는 등 기술주 강세가 두드러진데 힘입어 대만 가권지수(+36.37%)가 맹추격 중이지만, 코스피와의 격차가 여전히 큰 실정이다.

작년 5월부터 시작된 코스피 불장이 1년 가까이 이어지자 '국장'을 외면하던 개인투자자들은 속속 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8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1억499만3천396개로 집계돼 올해 초보다 6.76% 급증했다.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녀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예컨대 별도의 지점 방문 없이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상에서 '아이계좌'를 만들 수 있는 토스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 18만480명의 유저가 아이계좌를 개설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만8천738건)의 9.6배에 이르는 규모다.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머니 무브'도 가시화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은행 원화 예금 증가율은 둔화 중이다. 요구불예금도 2022년 전고점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는 "2026년 2분기 현재 고객예탁금은 6개 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해당 기간 가계 금융자산 내 전년 대비 증권 자산 증가율은 평균 17.2%다. 2009년 이후 평균이 7.9%임을 감안했을 때 이는 단순 가계 자산의 증가가 아닌 가계 자산배분에서의 주식 비중 확대임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로 보는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지난 28일 기준 35조6천895억원으로 집계되며 거듭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상황과 관련해서도 연신 경고음이 울린다.

29일 기준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7.74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14배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저점(2,293.70, PER 12.02배, PBR 0.80배)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이른바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를 활용, 주요국 증시의 과열 수준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미국 투자분석 플랫폼 구루포커스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매우 고평가'(Significantly Overvalued) 된 상태라고 소개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의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는 코스피가 5,000선을 처음 넘어선 올해 초 이미 180%에 이르렀고, 현재는 238.84%에 이르렀다.

통상 버핏 지수는 100%를 넘으면 고평가, 120% 이상을 과열로 판단한다.

다만, 측정에 쓰이는 GDP가 이전 분기 수치인데다, 상장기업의 해외 매출 등이 제외된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 현 상황에 적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지표란 비판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로 대표되는 한국 반도체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글로벌 산업 재편 물결에 올라타면서 유례없이 가파른 속도로 이익전망치가 상향되는 흐름을 고려할 때 평상시의 증시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 건 당연하다는 지적도 있다.

전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이 과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던 고질적인 호황 뒤의 폭락 주기를 사실상 종결시켰다'고 보도하자 외국계의 코스피 전기전자 순매도가 장중 급감하다 순매수 전환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외국계 투자자들도 대체로 그런 논리에 공감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처럼 모든 방면에서 전망이 밝아 보일수록 역설적으로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학자 하이먼 민스키의 '안정성이 결국 불안정성을 낳는다'는 말처럼 특정 자산의 미래가 안정적으로 보일수록 위험을 과소평가하면서 과열과 위기가 자라나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이야기다.

그런 가운데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증권가에서도 최근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높아진 기대 수준보다는 올해 1분기 실적이 미흡했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해 주목을 받았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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