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위협에도 키멀, 트럼프 풍자…"자기도 나이 농담하면서"

입력 2026-04-30 03:18
해고 위협에도 키멀, 트럼프 풍자…"자기도 나이 농담하면서"

ABC 면허 조기 재검토…MAGA 진영 테드 크루즈도 "FCC, 언론 경찰 아냐" 비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해고 압박을 받는 미국 유명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이어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키멀이 전날 밤 방영된 ABC방송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농담을 연달아 던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빈 방문한 찰스 3세 국왕 앞에서 자기 부모님의 63년에 걸친 결혼 생활을 언급한 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향해 "우리는 꺾을 수 없을 기록이다. 자기야, 미안해"라고 말했다.

이는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21년간 지속됐고, 멜라니아 여사도 56세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나이가 79세인 만큼 63년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한 농담이었다.

키멀은 이를 두고 "잠깐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자기 죽음에 대해 농담했느냐"며 "세상에, 그는 해고돼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자기 나이에 대해 농담했다고 제 해고를 요구해놓고 바로 다음 날에 스스로 나이 농담을 할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뿐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키멀은 백악관 출입 기자단 만찬을 이틀 앞두고 연회장 상황을 가정해 패러디하며 "우리의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여기 와 있다. 너무 아름답다. 곧 과부가 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이틀 뒤 실제 만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하자 멜라니아 여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며 ABC 방송에 토크쇼 폐지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미 키멀은 디즈니와 ABC에 의해 당장 해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8일 ABC방송의 모회사인 디즈니를 상대로 다음 달 28일까지 면허 갱신 신청서를 내라고 지시했다. 이는 당초 2028년 10월로 예정됐던 갱신 시점을 2년 넘게 앞당기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언론 자유를 저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대표 주자인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발언 검열은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FCC는 언론 경찰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애나 고메즈 FCC 위원도 "백악관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인물에게 침묵을 요구하고 있고, FCC가 이에 응답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디즈니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언급하며 "FCC 규정을 완전히 준수해왔다. 적절한 법적 절차를 통해 입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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