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아웅산 수치 석방 문제 거론…미얀마 "긍정적 방안 검토"

입력 2026-04-24 12:50
태국, 아웅산 수치 석방 문제 거론…미얀마 "긍정적 방안 검토"

미얀마 대통령, 태국 외교부 장관 만나 수치 석방 여지 남겨



(이슬라마바드=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태국이 미얀마에서 5년째 구금 중인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81) 국가 고문 문제를 거론하자 미얀마 대통령이 석방을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언급을 했다.

2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시하삭 푸앙껫께우 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 22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만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에게 수치 고문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치 고문과 관련해 무슨 문제를 제기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현재 구금 중인 그의 석방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하삭 장관은 "'그(수치 고문)가 보살핌을 잘 받고 있고 미얀마 정부도 긍정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흘라잉) 대통령이 말했다"면서도 "(대통령은)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하삭 장관은 "흘라잉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긍정적 신호"라고 덧붙였다.

이는 시하삭 장관이 현재 구금 생태인 수치 고문을 미얀마 정부가 석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2021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잃고 군부에 체포된 수치 고문은 부정선거와 부패 등 혐의로 징역 27년을 선고받았고, 네피도에 있는 비공개 장소에서 5년째 구금 생활을 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자국 달력상 새해 첫날인 지난 17일 수치 고문의 최측근인 윈 민트(75) 전 대통령을 사면하고 석방하면서도 수치 고문의 경우 형량만 줄여줬다.

이후 외교가에서는 미얀마 정부가 수치 고문도 석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미국 국무부는 민트 전 대통령의 석방을 환영하면서도 수치 고문을 포함해 부당하게 구금된 모든 이들을 석방하라고 미얀마 정부에 요구했다.

민트 전 대통령은 2018년부터 2021년 쿠데타가 일어날 때까지 수치 고문과 함께 미얀마 민주 정부를 이끈 인물이다.

당시 그는 외국인 배우자가 있으면 대통령직 수행을 막은 군부 제정 헌법에 따라 남편이 영국인인 수치 고문을 대신해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수치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한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뒤 정권을 잡았다.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군부는 쿠데타 이후 6천명 넘게 살해하고 2만명 넘게 임의로 구금했다.

흘라잉 대통령은 쿠데타 이후 최고사령관으로서 군사정권 수장이 됐고, 올해 초 야당을 사실상 배제한 채 치른 총선에서 군부가 압승함에 따라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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