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 지원·러 추가 제재 승인…헝가리, 거부권 철회

입력 2026-04-22 23:34
EU, 우크라 지원·러 추가 제재 승인…헝가리, 거부권 철회

총선 참패 오르반,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 완료에 입장 선회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추가 제재안이 4개월여 만에 숨통이 트였다.

EU는 27개 회원국 대사들이 2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전쟁으로 금고가 빈 우크라이나의 재정 지원에 쓰일 900억 유로(약 156조원) 규모의 대출 지원, 제20차 러시아 제재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치는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의 거부권 철회에 따른 것이다.

친러시아·반(反)EU 성향의 오르반 총리는 작년 12월 EU 정상회의에서 헝가리가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들 안건에 찬성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후 헝가리 총선 국면에서 말을 뒤집었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송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이 지난 1월 폭격으로 파괴돼 원유가 끊기자 우크라이나가 송유관 수리를 일부러 미루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EU의 우크라 대출 지원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12일 헝가리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차기 총리를 예약한 중도우파 티서당의 머저르 페테르 대표는 집권 시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을 막지 않겠다면서도 드루즈바 송유관의 조속한 복구를 촉구했고, 우크라이나는 21일 드루즈바 송유관의 복구가 마무리됐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르반 총리는 새 정부 출범 전에 거부권을 거두고, 결국 자신의 손으로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과 대러 추가 제재의 길을 터줬다. 오르반 총리와 행동을 함께했던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드루즈바 송유관 복구에 따라 브레이크를 풀었다.

이날 승인된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안과 대러 20차 제재안은 EU 비공식 정상회의가 열리는 23일 서면 절차를 거쳐 공식 확정된다.

EU 집행위원회는 2분기 안으로 우크라이나에 첫 지원금을 집행하려 하고 있다.

한편, 대러 20차 제재안에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하는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해상서비스 금지, 러시아 에너지 기업과 은행 추가 제재 등의 조치가 담겼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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