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열사병·감염병뿐 아니라 알레르기도 늘어"
학자 수십명, 기후의 보건 영향 추적 '랜싯 카운트다운' 개정판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기후변화가 유럽에서 폭염에 따른 사망과 식량 불안뿐 아니라 감염병과 알레르기 증상까지 늘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요하침 로클뢰브 하이델베르크대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의학저널 '랜싯'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1991∼2000년과 2015∼2024년을 비교해 유럽 내 99.6% 지역에서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늘어 인구 100만명당 연평균 52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람들이 격하지 않은 정도의 신체활동이 위험할 만큼의 열에 노출된 시간은 연평균 60시간 늘었다.
1981∼2010년 연평균과 2023년을 비교하면 폭염, 가뭄 등으로 중간 정도나 심각한 식량 불안정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100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지난 10년간 신종 또는 재유행하는 감염병의 '기후 적합성'이 급증해 감염이 더 쉬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24년 유럽 내 뎅기열 바이러스의 연간 전염 적합성은 1981∼2010년보다 297%나 커졌다.
연구진은 극적이지는 않더라도 수천만 명이 일상적으로 겪는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연구진은 2015∼2024년 유럽의 자작나무와 오리나무, 올리브나무에서 꽃가루가 날리는 시즌이 1991∼2000년과 비교해 1∼2주 길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지면 꽃가루가 더 많이 날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가려움증이나 눈물, 콧물 등 가벼운 증상일 수도 있지만, 수면장애나 천식 발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로클뢰브 교수는 "기후변화로 많은 사람의 삶이 조금씩 악화한다는 일상적인 지표"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46개 기관 학자 65명이 기후가 유럽 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평가하는 '랜싯 카운트다운' 유럽판 세 번째 버전으로, 연구진은 기존 연구의 지표를 최신 데이터로 업데이트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와 보건을 연계한 학문 연구가 증가세이지만, 개인과 정계, 기업, 미디어의 관심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세계에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선도적이지만, 지역적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노력과 계기가 더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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