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아프리카 유일 수교국' 에스와티니 방문 무산

입력 2026-04-22 04:02
대만 총통, '아프리카 유일 수교국' 에스와티니 방문 무산

마다가스카르 등이 영공 통과 허가 취소…"中압박 탓"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아프리카 내 대만의 유일한 수교국인 에스와티니를 방문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판멍안 대만 총통부 비서장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세이셸, 모리셔스, 마다가스카르가 예고 없이 전세기의 상공 통과 허가를 취소했다"며 라이 총통의 방문 무산 이유를 설명했다.

판 비서장은 "실제 이유는 중국 당국이 (이들 세 국가에) 경제적 강압을 포함해 강한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며 "강압적 수단으로 제3국의 주권적 결정을 바꾸도록 강요하는 것은 항공 안전을 훼손하고 관련 국제 규범과 관행을 위반할 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내정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이며 지역 현상을 교란하고 대만 국민의 감정을 해친다"고 비판했다.

판 비서장은 라이 총통을 대신해 에스와티니 국왕 즉위 40주년 행사에 참석할 특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 보안 당국자는 중국이 "(세 국가에 제공한) 부채 탕감 조치를 철회하고 자금 지원을 중단하며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고 AFP에 말했다.

라이 총통은 페이스북에 국가안보팀의 권고를 받아들여 방문을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어떠한 위협이나 억압도 대만이 세계와 교류하려는 의지를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에스와티니 정부는 라이 총통의 방문 무산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이러한 차질이 중화민국(대만)과의 오랜 양자 관계의 지위를 바꾸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타바일레 음둘룰리 에스와티니 정부 대변인 대행은 AFP에 "국제 여행 일정은 때때로 당사자들의 통제를 벗어난 다양한 물류적·외교적 고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라이 총통은 군주국인 에스와티니의 음스와티 3세 국왕 즉위 40주년과 58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2~26일 에스와티니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곳에서 라이 총통은 대만의 글로벌 전략과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 비전을 밝히고 대만 존재의 필요불가결함과 중국이 오랫동안 주장해온 '하나의 중국' 논법의 모순을 지적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에스와티니를 방문한 다른 나라 고위인사와도 교류할 계획이었다.

2024년 5월 취임한 라이 총통의 해외 방문은 그해 11월 미국 하와이와 괌을 경유한 태평양 우방국 방문이 현재까지 유일하다.

아프리카 남부 내륙국으로 스와질란드에서 국호를 바꾼 에스와티니는 현재 대만의 국가 지위를 인정하는 12개 국가 가운데 하나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한 대만 수교국이다.

그 외 대만 수교국은 팔라우, 과테말라, 파라과이, 교황청, 벨리즈, 아이티, 마셜군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이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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