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프, EU 가입 원하는 우크라에 준회원 지위 부여 제안"

입력 2026-04-21 09:13
"독·프, EU 가입 원하는 우크라에 준회원 지위 부여 제안"

투표권 없고 농업보조금 못 받지만 상호방위 조약은 적용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에 일종의 '준회원'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르면 2027년까지 EU 가입을 희망했지만, EU의 핵심 회원국인 독일과 프랑스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가입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독일과 프랑스가 주장하는 준회원 지위에서 우크라이나는 EU의 장관급 및 정상 회의에 참여할 수 있지만 투표권이 없으며, EU 예산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EU 예산의 약 3분의 2가 회원국에 지원하는 농업 보조금인데 우크라이나는 이 보조금을 추후 정식 가입 절차를 마친 뒤에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U 집행위원회의 고위당국자 두 명은 독일과 프랑스가 제시한 내용의 큰 골격은 EU가 우크라이나에 할 최종 제안과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FT에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담당하는 타라스 카츠카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FT에 "우리는 프랑스, 독일, 그리고 다른 정부와도 접촉하고 있다. 모든 게 유동적이다. 다른 제안들도 있다"고 밝혔다.

다른 우크라이나 관료는 자국 정부가 전쟁에 지친 국민이 준회원 지위를 부족하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준회원에게도 부여되는 일부 혜택은 여전히 유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준회원에도 EU의 상호방위 조약이 적용된다는 점은 우크라이나가 반길 요소로 꼽힌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이 한동안 불가능한 상황에서 EU의 상호방위 조약은 중요한 혜택으로 여겨진다.

또 독일과 프랑스도 우크라이나의 정회원 가입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 준회원 지위를 정회원이 되기 위한 '지름길'로 묘사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반대해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최근 실각하면서 우크라이나 가입 전망이 밝아졌지만, EU 회원국 대부분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가입 희망국에 신속 가입을 허용하면 EU의 정치 역학이 크게 달라지고 회원 지위의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FT는 설명했다.

앞서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가 모든 가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정회원 지위를 부여하고, EU 가입에 따른 혜택은 조건을 충족해나가는 대로 단계적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회원국 다수가 반대했다.

프랑스의 경우 새로운 국가가 EU에 가입할 때마다 국민투표를 치르게 돼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쟁점이 될 경우 극우 진영에서 농업 보조금에 대한 프랑스 농민의 우려를 부추길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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