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금융 빗장' 풀린다…IMF·세계은행과 관계 정상화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 "조건 충족 시 금융지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지난 20여년간 국제 금융시장에서 실질적으로 퇴출됐던 베네수엘라가 다시 돌아온다.
세계 경제의 양대 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잇달아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발표하면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IMF는 전날 성명을 통해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 체제를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정부로 인정하고 관계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와 IMF의 공식 관계가 복원된 건 7년 만이지만, 정례 경제 평가가 중단된 2004년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실질적으로는 22년 만이다.
세계은행도 이날 2005년 이후 중단됐던 베네수엘라와의 협력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IMF는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기인 2004년 이후 통계 미비 등으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정례 경제 점검 보고서'를 내지 못했으나, 이번 정상화로 20여 년 만에 국가 경제 지표를 공식화할 수 있게 됐다. IMF가 발표하는 이 보고서는 통상 차관 지원 등의 근거로 쓰인다.
시장에서는 당장 베네수엘라가 IMF에 예치된 약 50억 달러(약 7조3천억원) 규모의 특별인출권(SDR)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JP모건은 IMF와의 관계 재설정이 이 자산을 확보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대 1천700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외채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약 60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다.
실제 IMF는 17일 경제 위기 상태인 베네수엘라에 대해 금융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특정 조건이 충족된다면 남미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 당국과 협력할 실무팀을 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면서 다만, 베네수엘라가 거시 경제 및 금융 안정을 회복하기까지는 "매우 험난한 길"(a very tough road)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계은행·미주개발은행과 긴밀히 협력해 베네수엘라에 '조율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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