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1분기 저점 통과중…중동전쟁 '전화위복' 될까

입력 2026-04-19 06:00
배터리 3사, 1분기 저점 통과중…중동전쟁 '전화위복' 될까

나란히 2천억대 적자 예상…가동률 저하에 美보조금도 축소

에너지 위기로 전기차·ESS 수요↑…"하반기부터 분기 흑전 나올 듯"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가 올해 1분기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겠지만, 이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기차(EV) 수요 둔화 속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과 함께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에너지 안보 강화 추세가 배터리 수요를 자극하며 업황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는 올해 1분기에도 대규모 적자 추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일 잠정 실적을 공시한 LG에너지솔루션은 2천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천747억원 영업이익)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분기(영업손실 1천220억원)와 비교해도 적자 폭이 확대됐다.

매출도 6조7천227억원에서 6조5천550억원으로 2.5% 감소했다.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 속 GM 합작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인해 1분기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가 1천898억으로 전년 동기 4천577억원 대비 대폭 감소했다.

회계상 표시 방식 변경에 따라 전체 AMPC 중 고객사 공유분을 제외하고 이를 영업익에 반영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오는 28일 실적 발표가 예정된 삼성SDI도 2천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1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SDI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각각 3조5천137억원, 2천489억원 손실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컨센서스가 매출 3조4천414억원, 2천694억원 손실인 데 비해 손실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사와 2조원을 크게 넘는 규모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에도 미국 주요 에너지 전문업체와 조단위 ESS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북미 ESS 시장에서 연이어 대형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실적은 내달 중순 발표될 예정으로,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1분기 2천억~3천억원 수준의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전 분기 4천4410억원 영업손실에 비해선 적자 폭이 줄어들겠지만, 지난해 동기 2천990억원 영업손실에 비해 뚜렷한 개선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SK온의 배터리 판매량은 5.2GWh로 전년 동기 대비 12.9%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ESS 수주 확대 등을 통한 판매량 확대가 시급하다"고 짚었다.

그러나 배터리 업황은 현재가 저점으로, 향후 본격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에 충격파를 던진 중동 전쟁이 배터리 업계에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고유가 부담이 전기차 구매 심리 및 판매량을 개선할 수 있고, 에너지 자립 강화를 기조로 한 각국의 정책이 신재생·ESS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삼성SDI는 올해 3분기 영업익 흑자전환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급성장 중인 북미 ESS 시장 대응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동명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ESS와 신사업 비중을 현재 20% 수준에서 향후 40% 중반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도 전기차와 ESS 수요 증가가 가동률 상승과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기업 재무 건전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는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 하반기 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현대차증권은 삼성SDI의 올해 영업손실 예상치를 5천555억원에서 2천377억원으로 대폭 줄여 잡았다.

SK온은 북미 ESS 시장에서 복수 고객사와 10GWh 이상, 약 1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협의 중으로, 이르면 2분기 중 본계약이 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계약 성사 시 올해 ESS 수주 목표(20GWh)의 절반을 확보하게 된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쟁이라는 변곡점이 향후 전기차와 ESS 수요 예상치 상향 조정의 요인임이 명백하다"며 "올해 1분기 업황이 바닥을 통과한다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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