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장 덮친 AI 열풍…재계, 불황 속 '미래 선점·체질 개선' 사활
반도체·배터리 등 업종 불문 AI 전면 배치…삼성전자 "AI 전환기 선도"
LG 구광모 "AX 가속해 실질적 성과 낼 것"…현대차·SK, AI 청사진 제시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과 현대, SK, LG 등 주요 대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재계 주총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인공지능(AI)'으로 집약됐다. 미래 먹거리인 AI를 실적 반등의 지렛대로 삼는 동시에, AI를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주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AI 중심의 사업 재편과 역량 강화 등을 주요 의제로 내세웠다.
이는 AI가 전 산업군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공격적 성장'과 '내실 경영'을 동시에 잡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열린 주총에서 "AI 전환기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세트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AI 적용 제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올해 AI 반도체 주도권 확보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SDI, 삼성전기 역시 AI 중심의 성장을 가속하고, 관련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차는 26일 개최된 주총에서 현지 생산과 지역별 특화상품 출시를 강화하는 한편, AI를 기반으로 한 기술기업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SK하이닉스는 '재무 건전성'을 화두로 던졌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5일 주총에서 "AI 시대에서 글로벌 고객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강화된 재무 체력이 필요하다"며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HBM 사업은 기존 계획에 맞춰 HBM3E(5세대)·HBM4(6세대)의 양산 및 공급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화와 AI 시대 변화에 맞춰 배터리 등 성장 영역에서 기술과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은 26일 주총에서 구광모 LG 회장이 서면 인사말을 통해 "AI가 촉발하는 기술 혁신과 산업 간 경계의 붕괴로 제품·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한층 심화하고 있고, 지경학적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사업 운영의 복잡성과 실행 난도를 높이고 있다"며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G만의 독자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각 사업의 AX를 가속해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해 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LG전자는 자사가 축적해온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로봇·AI데이터센터 냉각 설루션·스마트팩토리·AI홈 등 성장 잠재력이 큰 4대 영역에 집중한다.
LS그룹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주력 사업 수익 극대화, 신사업 조기 안정화, AI 기반 업무 혁신 등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위기 등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이 AI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가 주총에서 여실히 드러났다"며 "AI 활용 역량이 향후 기업 간 실적 희비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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