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노트] 딥시크 데자뷔…구글 '터보퀀트'의 등장

입력 2026-03-28 07:14
[테크톡노트] 딥시크 데자뷔…구글 '터보퀀트'의 등장

메모리 6분의 1 절감…AI 비용 구조 흔든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챗봇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상화되면서 보이지 않는 부담도 커지고 있다. 바로 메모리다.

AI가 더 똑똑해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기억해야 하고, 이는 곧 막대한 비용으로 이어진다.

이런 가운데 AI 모델의 메모리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구글의 '터보퀀트'(TurboQuant)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터보퀀트는 AI가 사용하는 데이터를 압축해 메모리 사용량을 기존 대비 약 6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의 상당 부분이 메모리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 기술은 AI 산업의 비용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을 바꾸는 게 이 기술의 핵심이다.

기존에 데이터를 직교좌표 방식으로 표현했다면, 터보퀀트는 이를 극좌표 방식으로 변환해 훨씬 적은 정보로 같은 의미를 표현한다.

쉽게 말해 "동쪽으로 3칸, 북쪽으로 4칸 이동"을 "37도 방향으로 5칸 이동"으로 바꾸는 식이다. 특히 AI 데이터는 수백∼수천 차원으로 구성돼 있어 이런 압축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물건을 더 작은 상자에 효율적으로 담는 것처럼 AI가 사용하는 데이터를 더 콤팩트하게 정리해 저장 공간을 줄이는 셈이다.

이런 압축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오차는 'QJL'(양자화 존슨-린덴스트라우스 변환) 기술이 보완한다. 최소한의 데이터만으로 오류를 교정하는 일종의 '수학적 필터' 역할을 한다.

이 연구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한인수 교수도 참여했다.

최근 이 기술이 공개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메모리 사용량이 줄어들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이 낮아지고 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기업 주가는 단기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본다.

비용이 낮아지면 AI 도입이 더 빠르게 확산돼 결과적으로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제번스가 주창한 '효율이 수요를 늘린다'는 '제번스의 역설'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터보퀀트는 단순한 기술 개선을 넘어 AI 산업의 비용 구조를 바꾸는 변수로 평가된다.

'성능'을 넘어 '효율'도 AI 경쟁의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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