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강남·활발한 중하위권…분절화된 서울 아파트 시장

입력 2026-03-26 16:07
위축된 강남·활발한 중하위권…분절화된 서울 아파트 시장

강남3구 약세 5주째 지속…노원·구로가 주간 상승률 1·2위

'10억 이하에 서울 아파트 마련' 장점…"젊은층이 시장 주도"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의 약세가 계속되는 반면 그간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외곽이나 비강남은 활기를 띠는 차별화가 뚜렷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3월 넷째 주(3월2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3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월 넷째 주 하락 전환한 뒤 5주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시작된 하락세는 마찬가지로 지난해 가격 상승이 가팔랐던 한강벨트권까지 확대돼 강동구에 이어 성동·동작구까지 약세 흐름에 합류했다.

반면 동북권 외곽지역으로 지난해 집값 상승폭이 하위권이었던 노원구는 최근 매주 0.10%대 상승률을 꾸준히 보여오다 이번 주에는 직전 주 대비 0.23% 올라 서울 전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의 하나로 서울 서남권 외곽지인 구로구가 노원구를 이어 이번 주 상승률 2위였고 성북구(0.17%), 은평구(0.17%), 강서구(0.17%) 등도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다.

지난해에는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이들 지역의 상승세는 미미했으나 올해 들어 격차를 좁히는 '키 맞추기'가 전개되는 양상이다.

최근 7주간 둔화했던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이번 주 소폭 커져 8주 만에 확대된 것도 강남 등의 하락세를 중하위 지역의 국지적 오름세가 상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남3구 시장이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치싸움 속에 크게 위축된 반면 노원 등 중하위 지역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점도 대조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월1일부터 이날까지 신고된 노원구의 아파트 매매계약(계약해제 포함)은 1천157건으로 강남구(192건)의 6배, 서초구(32건)의 36배, 송파구(378건)의 3배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구로구에서도 480건, 성북구에서는 534건의 거래가 신고돼 강남3구를 모두 웃돌았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탓에 집을 사고팔 때 토지거래허가 심사 기간이 3주가량 걸려 시차가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추세 측면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확연히 다른 것이 사실이다.

강남3구에서는 5월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다주택자나 향후 보유세 상승 가능성을 고려한 고가 1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춰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을 염두에 둔 매수자들은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경우가 많아 거래 자체는 활발하지 않다.



반면 15억원 이하 중저가 매물이 많은 외곽 등은 주택담보대출을 상한인 6억원까지 받을 수 있어 현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도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덜해 진입장벽이 낮다.

특히 이들 중저가 지역은 서울임에도 10억원 아래 가격대 매물이 여전히 많아 신혼부부나 젊은 맞벌이 가구가 대출을 활용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수준이다.

일례로 구로구의 경우 2월1일∼3월26일 거래 신고분 480건 가운데 10억원 이상은 74건(15.4%)이고, 주담대 한도가 4억원으로 줄어드는 15억원 초과는 11건(2.3%)에 불과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금 시장은 강남 등에 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자들과 젊은 세대 간 분절화가 나타나는 양상"이라며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는 젊은 세대가 중저가 주택 구입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의 선도자 역할을 하는 구도가 됐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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