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지는 전선…이스라엘, 레바논 교량 끊고 지상전 확대 예고
네타냐후, 남부 리타니강 모든 다리 파괴 지시…헤즈볼라 고립 의도
레바논 대통령 "주권 침해, 침공 전단계" 반발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핵심 기반시설 공습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상전 확대 방침을 공식화했다.
2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다리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병력과 무기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시키는 데 활용돼 왔다면서 "수천 발의 로켓과 무기, 발사대가 이 경로를 통해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군에 리타니강 일대 모든 다리 파괴를 지시했다고 밝혀, 교량 파괴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 수뇌부는 곧바로 지상전 확대 방침도 공개했다.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은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은 이제 시작 단계이며 장기전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현재 체계적으로 조직된 계획에 따라 지상 작전과 공격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에피 데프린 준장도 지상전 확대가 다음주에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것을 문제 삼아 지난 2일 로켓 공격을 시작하자 '헤즈볼라 완전 해체'를 목표로 대대적인 작전에 돌입했다.
이번 교량 파괴는 레바논 남부를 사실상 고립시켜 향후 지상작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리타니강 교량은 남부와 중부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인 만큼 이를 차단하면 헤즈볼라의 기동과 보급뿐 아니라 민간 이동도 크게 제한된다.
이스라엘은 이미 국경 인접 마을의 주택 철거와 주민 대피를 추진하며 완충지대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 내 최대의 이란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의 보복 공격으로 전쟁에 휘말린 레바논에서는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레바논 국영 매체에 따르면 리타니강의 다리는 심각하게 파손돼 사용이 불가능해졌고, 인근 전력망과 상점, 농경지에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국경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주택을 폭파하는 모습도 목격되고 있다고 레바논 매체는 전했다.
레바논 보건당국은 최근 3주간 1천29명이 숨지고 100만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대규모 피란이 이어지며 인도적 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리타니강 다리 파괴를 침공 전단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제프 아운 대통령은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자 지상 침공의 전조"라면서 "리타니 남부와 레바논 영토의 나머지 지역 간의 지리적 연결을 끊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피해가 커지면서 레바논 내부 갈등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나와프 살람 총리는 이날 아랍권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이 전쟁은 하메네이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된 것으로, 레바논이 전쟁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면서 "이 사람들은 여권을 위조해 불법으로 입국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정부는 혁명수비대 활동 금지와 함께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는 등 강경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종파 갈등과 내전 재발 우려로 실질적 강제력 행사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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