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기업 양성" vs "양극화 심화"…코스닥 리그제 두고 온도차
시장 "상위 리그로 자금 쏠림에 따른 양극화·바이오기업 배제 우려"
"리그제 통해 코스닥시장 매력 높아질 것"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최근 금융위원회의 코스닥 시장 1·2부 승강제 도입 추진을 두고 시장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그 분리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당국의 취지를 수긍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양극화 심화와 일부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 위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안정화 및 체질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코스닥 시장의 성숙한 혁신 기업과 성장 중인 스케일 기업 등 2개의 리그로 나누고 이동이 가능하게 하여 시장의 역동성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가칭 '프리미엄' 리그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 성숙기업 80∼170개로 구성하고 '스탠다드' 리그는 일반 코스닥 스케일업 기업으로 구성해 단계별 진입 요건을 두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시장의 역동성을 높여 일명 '스타 기업'을 만들고 최상위 대표기업 중심 지수를 신규 개발해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시장에서는 리그 분리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리그 분리 시 상위 리그로의 자금 쏠림에 따른 양극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코스닥 종목이 스탠다드에 있을 텐데, 이들이 규제 부담을 실질적으로 감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다"며 "리그를 오르내리는 기준과 각 단계에 대한 혜택과 규제를 상세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2부라는 명칭은 부정적"이라며 "(리그의) 네이밍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제도적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짚었다. "2부에 있던 기업이 1부에 간다고 퀄리티가 갑자기 좋아지는 건 아닐 것"이라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와 달리 중·소형주는 실적 개선에 시차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기준만 가지고는 기업을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 사업 경쟁 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시가총액이 아닌 영업이익 등 수익성 기준이 반영될 경우 바이오 기업 등은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 기업들은 편입 여부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객관적인 지표 기반 비교가 강화될 경우 기업 간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격차가 보다 명확히 드러나면서 일부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리그제를 통해 시장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코스닥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처럼) 코스닥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되기 위해 수익 잘 나는 기업들이 부각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동성 쏠림 현상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동성이 제한적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지만, 시장 전체가 강화되면서 구조 개선과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소현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코스닥 기업이라도 어느 리그에 속하는지에 따라 기업 특성과 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있는 코스닥 글로벌은 일반 투자자 인지도가 낮고 승강 구조가 제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제도의 차별성을 짚었다. "코스닥 연기금 투자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투자 대상 선별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정부 발표 추진 일정인 2026년 하반기에 맞춰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래소는 "제도 도입 취지에 맞춰 코스닥시장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시장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코스닥·코넥스 승강제를 제안한 바 있다며 이번 금융위의 코스닥 리그제에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스닥 활성화와 분리·독립 방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다음 주 관련 토론회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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