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전 첫 타격에 이란 연일 보복…'에너지 전쟁' 세계 충격파(종합)

입력 2026-03-19 15:47
가스전 첫 타격에 이란 연일 보복…'에너지 전쟁' 세계 충격파(종합)

미·이스라엘, 이란 최대 가스전 폭격…이란, 카타르 LNG 허브에 반격

에너지난 우려에 국제유가 급등…트럼프, 이란에 경고 동시에 확전 자제 시사

이스라엘, 이란 정보부장관 또 제거…이란, 서안지구 첫 미사일 공습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20일째에 접어든 19일(현지시간) 양측이 가스 시설을 두고 '맞불' 공방을 펼치면서 에너지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란 전쟁이 에너지 인프라 파괴로 확전되면서 국제유가 급등 등 글로벌 경제,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란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르스와 이와 직결된 이란 남서부 해안 아살루예의 천연가스 정제시설 단지가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았다.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의 3,4,5,6 광구는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스파르스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정제·가공하는 아살루예의 파르스특별경제에너지단지(PSEEZ)도 공격에 손상을 입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이 미국과 조율한 뒤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테헤란의 연료 탱크를 공격한 적은 있어도 이란의 에너지 생산시설을 공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스파르스는 이란 가스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이란의 핵심 에너지 공급 인프라다. 이에 이번 가스전 피해는 이란이 수십년간 겪어온 심각한 가스난과 전력난을 더욱 악화시킬 위협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진단했다.

주요 에너지 시설을 공격받은 이란은 걸프 국가의 석유·가스 시설을 같은 방식으로 보복 공격하겠다고 예고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에너지 시설 공격이 "통제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성명을 통해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에 대해 추가 공격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실제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란은 카타르의 주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겨냥해 연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카타르 국방부는 이란이 카타르 북부 연안에 있는 핵심 에너지 허브인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전날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가해진 미사일 공격으로 가스 액화 시설(GTL·Gas to Liquid)이 손상됐으며, 이날 새벽 추가 공격으로 여러 LNG 시설에 대규모 화재와 광범위한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라스라판은 카타르 수도 도하 북쪽 약 70km에 위치한 산업도시로 액화천연가스(LNG), 석유화학, 발전, 담수화 등 대규모 산업 인프라가 집중됐다. 특히 글로벌 LNG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LNG 생산·수출 거점이다.

카타르는 이란의 공격을 "국가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란 외교관들에 대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또 라스라판 인근에서 선박 한 척이 미상의 발사체에 피격됐으나, 선원들은 모두 무사하다고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보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카타르 LNG 시설을 다시 공격하면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전체를 대대적으로 날려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이란이 너무나 무고한 카타르를 공격하기로 무모하게 결정하지 않는다면,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추가 확전을 자제할 뜻도 시사했다.



세계 최대 규모 가스 처리 시설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의 합샨 가스 시설도 요격된 미사일 파편으로 인한 사고로 가동이 중단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을 폭격하고, 이란이 주변국 에너지 시설에 반격하면서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이 중동 지역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원유 해상 공급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중동 곳곳의 석유·가스 시설이 공격받으면 에너지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다.

이란의 경우 국내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도 육상 파이프로 이라크와 튀르키예 등 인근 국가에 가스를 수출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이란의 석유 및 가스 인프라에 가해진 공습으로 인해 이라크의 이란산 가스 수입이 완전히 차단됐다고 이라크 전력부는 발표했다. 이라크는 전력 생산에 필요한 가스 수요의 약 3분의 1을 이웃 국가인 이란에 의존한다.

이란이 공격한 카타르 라스라판의 가스 시설도 중요한 글로벌 LNG 공급처인 만큼 피해가 발생하면 국제 에너지 시장과 아시아 수입국에 파급 효과가 불가피하다.

이 같은 중동발 에너지 전쟁 우려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18일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의 5월 인도분 선물 종가는 이날 배럴당 107.38달러로 전장 대비 3.8% 올랐다. 브렌트유는 종가 산출 이후 배럴당 111달러대까지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한편 18일 이스라엘은 카스피해 일대의 이란 해군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했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개전 이래 카스피해에서의 타격은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또 에스마일 하티브 이란 정보부 장관을 표적 공습해 암살했다고 밝혔다. 이란도 하티브 장관의 사망을 확인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함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표적 공습한 이스라엘은 하루 전에는 라리자니 사무총장과 골람레자 솔레이마니 바시즈 민병대 총지휘관을 제거했다.

또 18일 밤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한 미용실에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의 파편이 떨어져 최소 3명의 여성이 사망했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가 발표했다.

이번 전쟁 시작 이후 서안지구에서 발생한 이란의 첫 치명적인 공습이자,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한 첫 사례다.

한편 국제해사기구(IMO)는 전쟁으로 인해 걸프만에 고립된 선원 약 2만명을 구조하기 위한 '안전 해상 통로' 구축하는 방안을 전날 이사회 회의에서 제안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걸프만을 빠져나가려는 선박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선박 수백 척이 걸프만에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는 상태다.

카타르 'LNG 심장' 날아든 미사일…이란 "걸프국 에너지 전멸시킬 것"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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